김정민 변호사 "죄 있는 자는 국민 세금으로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왔다 갔다"
이준석 "이종섭 대사 귀국, 누가 봐도 총선 일정 맞춰 잡은 정치적인 행동"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이 21일 오전 3차 공판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뒤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1일 군검찰이 박 전 단장을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사건의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는 길에 이종섭 전 장관을 향해 "계속 주장했듯이 중요 피의자"라며 "지금 죄 없는 사람(박 전 대령)은 재판을 받으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죄 있는 자는 국민 세금으로 비행기 타고 바다를 건너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고 말했다.
그는 "'귀국을 했다', '공수처 수사에 응하겠다'라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피의자를 국가대표로, 중요 국가의 대사로 임명한 인사권 남용 이것이야말로 사건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장관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오기 어렵겠느냐'는 취재의 질문에는 "못 나올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이 끝나면 저희가 증인을 신청할 것이고, 제1번이 이종섭 전 장관이다. (이 전 장관에게) 물어야 할 것이 분명히 있다. 이 재판에 부르지 않을 이유가 나오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답했다.
이날 박 대령과 면담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박 대령에게 적용한 죄목이 항명죄라는 것을 믿기 어렵다. 박 대령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복무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대통령은 본인에게 권력을 위임해준 국민의 생각에 반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 대사가 호주 대사로 임명됐다가 이날 귀국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대사 귀국은 누가 봐도 총선이라는 일정에 맞춰 잡은 매우 정치적인 행동"이라며 "윤 대통령이 여러 실정 이후 잠시 여당 지지율이 살아나는 것 같은 착시 속에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다 총선을 앞두고 잠시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는 "재판을 받고 책임져야 할 사람은 공항 귀빈실로 빠져나가고 반대로 왜 채 상병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사람은 군사법원의 좁은 입구로 들어가 재판에 임해야 하냐"고도 말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당시 채 모 상병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8월 2일 이종섭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한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경북경찰청에 넘겨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30일 수사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지만, 이튿날 이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입장을 바꾼 배경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5일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는데, 정부는 피의자 신분인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수사 회피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였던 이 전 장관은 싱가포르를 경유해 이날 오전 9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