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이종섭, 해임이든 사임이든 직 내려놓는 게 우선…구속수사해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던 중 주호주 대사로 지명된 이종섭 대사가 '수사 회피 논란' 속 출국한 지 11일 만에 귀국한 것과 관련 "해임을 하든지 사임을 하든지 그 직을 내려놓는 게 우선"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피의자가 말도 안 되는 절차와 방법을 통해서 호주대사로 부임하는 것 자체가 국격의 실추이고 외교망신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당직자와 의원들은 이날 오전 5시 반부터 이 대사 귀국 전 인천공항에서 '피의자 이종섭 즉각해임! 즉각수사!'라는 피켓을 들고 이 대사 임명 철회와 공수처의 조속한 수사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 최고위원은 "대통령한테는 우리가 해임을 촉구하지만 당사자 본인도 자기의 지각이 있지 않겠나. 스스로 사임해라(라는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공수처는 수사에 임하고, 수사기관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히라는 걸 주장하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공수처가 당장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할 단계는 아닌 상황인데, 조기 귀국시 바로 조사하라는 요구가 여권에선 나온다면'이라고 묻자 "총선에 임박해서 국민적 의혹을 덮으려고 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의도가 노출됐기 때문에 국민의 판단과 눈초리가 무서워서 무리하게 지금 수사해라라고 요구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결국 본인들도 수사를 많이 해봤던 전문가들 아니겠나"라며 "주변 내용들을 다 맞춰보고 나서 적절한 시기와 절차에 따라서 이종섭을 조사해야 되는데, 지금 바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조사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수사 절차와 내용에 대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사의 오늘 귀국 이후 다시 호주 대사로 출국하면 안 된다는 입장인가' 묻자 "정부가 이미 주요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하는 부분이 노출됐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지 않나"라며 "다시 어떤 방법으로든지 수사를 회피하게 하거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을 가능성이 있어,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채상병 특검법이 4월 3일부터 본회의 상정돼 처리되는 한편 당론 발의한 '이종섭 특검법' 처리에 대해선 "4월 3일이면 총선을 불과 딱 일주일 남겨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내에서 이 부분을 처리할 현실적인 가능성은 조금 낮다"며 "4월 10일에 총선을 치르고 나서 우리가 주저주저해서 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집중해서 처리해야 된다"고 답했다.

한편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사는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다"며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공수처와 일정 조율돼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 주 방산 협력과 관련된 업무로 일이 많을 것 같다. 그 다음 주는 한-호주 간 계획돼 있는 외교장관 국방부 장관 2+2회담 준비 관련한 업무를 하게 될 것이다. 두 가지 업무가 전부 호주 대사로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다. 그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의 표명'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19일 "언제든 출석해 조사에 응하겠다"며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 촉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