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1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을 빚은 경기 안산갑의 양문석 후보의 공천을 사실상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 내부에서는 발언 대상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사례와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친문·친노계의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SBS 라디오에서 "제일 처음 공천이 시작되는 공관위에서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었다"며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논란 끝에 그냥 통과가 됐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혁백 공관위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도덕성 문제에 대해 외부위원들께서 여러 분이 거의 최하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경선 자격을 주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이렇게 얘기한 분이 많이 계셨다"며 "최고위원들의 다수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서울 마포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양 후보 발언에 대한 사과의 필요성을 언급함과 동시에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우리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며 공천 유지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앞서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등의 글을 쓴 바 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당내의 파장을 미쳤다.
논란이 계속되자 양 후보는 이날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너럭바위 앞에서 3분가량 무릎을 꿇으며 사죄의 참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후보는 이날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당내의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계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양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어 떨어진 전해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 후보의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라며 "세상을 보는 시각이자 인식의 표출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왔다"며 "대통령님에 대한 비난의 발언은 그 빈도와 말의 수위, 내용의 문제에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