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키피디아(마크밀리)
미국이 자신들이 지원한 미국 무기를 러시아 영토 내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하나 마나 한 말을 반복하는 쇼를 벌이고 있다.
전 세계 국방장관과 군 고위관계자들을 독일 람슈타인으로 초청,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동맹국과 협력국들이 직면한 다양한 안보문제를 논의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러시아 영토 내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는 친우크라이나 민병대라고 주장하는 집단이 미군 장갑차를 이용해 접경지역인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를 공격하는 영상이 공개되고 이들이 러시아 본토까지 공격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마크 밀러 미 육군 대장은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의 민병대가 국경을 넘어 침입한 차량과 군용장비가 게재된 소셜미디어를 조사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내에서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공격하지 말 것을 오랫동안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를 이틀간 침공한 것은 키이우가 대규모 반격에 앞서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을 분산시키는 것과 함께 심리적 타격을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마크 밀러는 국방부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이 제공한 장비이지 아닌지, 공격의 성격이 무엇인지, 누가 누구에게 공격한 것인지, 실제 현장이 촬영된 동영상이 맞는지 결정적으로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며 다른 소리를 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일부 파괴된 차량 영상에는 미군용 험비 트럭 등 군용 철제가 담겨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영상에 표시된 손상된 차량의 위치와 주변 세부 상황은 확인되지만, 촬영날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친러 민병대의 러시아 공격 행위에 대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를 직접 공격하겠다고 밝힌 장거리 무기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만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크 밀러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지원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에 대한 자위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우리가 직접 전쟁에 개입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고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도, 나토와 러시아의 전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조 바이든이 러시아가 극명하게 반대한 F16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는 데 동의한 후 발생했다는 점이다.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우크라이나 군대에 점점 더 많은 서방 장비가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비밀이 아니다"라며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바이든은 젤렌스키로부터 서방이 제공한 F16 전투기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견고한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무슨 말을 하든, 젤렌스키가 어떤 약속을 했든 현실에서는 사실상 무의미한 수사에 불과해 보인다. 흑해의 뇌관이 될 수도 있는 투르크스트림 가스관을 감시하는 러시아 정보함에 대한 드론 공격에 미국 무인항공기가 정보를 제공하면서 도왔다는 의혹이 있다.
또 한국에는 유사시 사용해야 하는 포탄 수백만 발을 제3국을 거쳐 보내도록 한 것도 모자라 직접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점, 러시아가 극구 반대하는 F16 공급을 측면 지원한 점 등 겉과 속이 다른 행보가 이를 말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