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 이 총재는 "지난 2월과 같이 5명의 금통위원은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자고 말했으며 한 명은 3.5% 동결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인상 가능성 열어두자고 한 이유는 첫째 물가 둔화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산유국 추가 감산 등이 국제 유가에 영향을 주고 국내 공공요금 인상 및 인상폭 등으로 하반기 불확실성 크다는 점이다. 또한 주요국, 특히 미 연준이 통화정책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따라 상황을 지켜보자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여전히 물가안정"이라며 "하반기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시장의 금리 종결 기대는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지난 2일 공개한 '2023년 제7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의하면 금통위원 6명 모두 물가, 성장, 금융시장 상황, 환율, 주요국 통화정책 등 국내외 경제여건을 살피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A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하락속도에도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물가안정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야 한다"며 "다만 국내외에서 금융안정 리스크 역시 높아진 상황이므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 경제지표 및 금융불안 요인의 전개상황을 확인해 가면서 신중히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며 향후 인플레이션 및 주요국 통화정책 추이를 보아가며 필요시 추가 금리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금융불안의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거시건전성정책 등을 통해 취약부문의 리스크를 줄이고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선제적으로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으며 금융불안이 발생할 경우에는 단기 유동성 공급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B 위원은 "장기적 추세와 단기적 경기변동의 구분은 금융우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구조적 요인에 따른 저성장을 경기적 요인과 분리하지 않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집행할 경우 레버리지 확대와 자산가격 버블로 특징지어지는 금융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금융불균형이 지나칠 경우 금융안정성에 대한 고려 때문에 물가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할 수 있는 금융우위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더욱이 레버리지 확대는 결국 미래의 생산 및 소비 자원을 현재로 가져와 쓴다는 점에서 저성장 추세를 가속화 할 수 있고 미래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현 시점 물가와 금융안정에도 별도의 수단으로 분리 대응 원칙을 고수하는 것과 같이 장기적 추세 변화와 단기적 경기변동에도 별도의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구분이 매우 중요하고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 생산성 등 장기 추세에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렵거나 부적절한 부분에 대한 새로운 정책수단, 그리고 기존의 거시건전성 정책, 재정정책과의 정책 조합에 대한 연구를 선도하고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 위원 역시 "금융시장의 경우 SVB·CS 사태의 영향을 받아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가 이후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미국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낮아진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통화정책의 파급효과 측면에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금리 상황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가 크게 증가한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와 관련된 잠재 리스크는 상존하고 있다"며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국내 요인에 주로 기인하여 여타 통화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다. 향후 국내 요인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환율 움직임을 유의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을 고려할 때 금번에는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에서 동결하고 그동안 지속된 긴축의 효과가 경제에 파급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향후 성장 및 물가 경로,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D 위원은 "통화정책의 시차는 길고 가변적이어서 때로는 그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안정시키려는 의도의 추가 긴축은 경기를 과도하게 위축시키고 금융불안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미국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금융기관들 또한 위험 회피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신용위축과 불안정한 금융여건은 정책금리 인상을 대체하는 효과를 통해 총수요를 추가적으로 위축시킬 것이다.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국내외 금융안정 상황 및 실물경제 상황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E 위원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SVB 사태 이후 금융부문의 민감도와 금융안정측면의 리스크가 높아져 있는 점, 그리고 미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폭이 지난 2월 통방시 예상되던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환율 변동성 및 외환부문 리스크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내외 금융안정상황의 진전을 신중히 관찰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근원물가가 아직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인플레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점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향후 통화정책 긴축기조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 둔화속도, 주요국 통화정책변화 등을 점검해 가면서 필요시에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 위원은 "경제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점, 물가상승률의 둔화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점, 금융불안 관련 잠재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금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와 국내외 경제의 전개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는 "물가는 앞으로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경직성이 높은 개인서비스물가의 상승세, 국제유가의 반등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물가흐름을 중심으로 경제상황을 점검해 나가되 경기와 금융안정 측면의 여건변화를 균형있게 살펴보면서 추가인상 필요성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