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정 한투연 대표 "상법 개정 반대하는 국회의원? 낙선운동 펼칠 것"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 '총주주' 추가 논의

DB하이텍, 한화, NHN, OCI 일반주주 권익침해 비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가 16일 "상법 개정안 통과에 반대하는 의원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인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며 "부디 낙선운동 대상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선언했다.

정의정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간담회-일반주주 피해 증언대회'에서 "한투연은 지난달 13일 국회 법사위원회 의원 18명에게 배달증명을 보내 이사충실의무 상법 개정의 당위성과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은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기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주주'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정 대표는 "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으로 1400만 투자자의 재산권이 달린 민생법안에 해당한다"며 "올해 안에 국회 본회의 통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 해소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회사의 주권은 주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주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당연한 사실인데, 지배주주와 오너 중 일부가 죄의식 없이 초월적 주인 행세를 함으로써 소수주주의 정당한 권리가 실종되는 현상이 일상다반사"라며 "주식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왜 찬밥 신세로 전락해 차별 대우를 받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나"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일반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종목으로 DB하이텍과 한화, NHN, OCI를 들었다.

그는 "DB하이텍은 물적분할을 시도했다가 소액주주 반발 및 국정감사 증인 채택 이슈 등으로 작년 9월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가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다시 물적분할을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소액주주를 농락한 행위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화에 대해서는 "현재 주가는 2만4000원대로 15년 전 수준이고, 작년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종목 중 하나다. 김승연 회장과 세 아들에 의한 질 나쁜 마법의 결과라고 판단한다"고 봤다.

정 대표는 "NHN의 경우 네이버에서 분사 후 실적은 좋은데 단 한 번의 배당도 없이 주가가 암흑기로 주주들이 피눈물 흘리고 있다"며 "이준호 회장이 무려 100개 가까운 문어발 자회사 및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사익편취 의혹이 있는 회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고점 대비 7토막 난 OCI는 인적분할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며 "자사주 마법에 의한 대주주 지배력 강화와 자회사 중복 상장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상법 이사충실의무 조항 개정을 시작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측과 지배주주들의 일방통행 분위기가 사라지고 일반주주를 의식한 이사회 의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사익편취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주주환원과 배당이 늘어나 주식시장에 온기가 돌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곧 1400만 주식투자자가 부자가 되는 것을 뜻하며, 국민연금 기금 수익 증대로 이어져 연금 고갈을 막는 효과도 있다"며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시중 유동자금과 부동산 자금이 유입돼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을 신호탄으로 우리 주식시장이 업그레이드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만 선진국이 아닌, 국민이 두루 잘 사는 실질적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