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일 정상회담 결과, 일본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 없다"
"尹 스스로 대법원 판결 무시…우리에게 요구사항 없어져"
"대통령, 야당과 대화 안 해…정부 개혁정책, 제도적 뒷받침 안 돼 추진 어려워"
"국힘 전대 연판장 돌린 의원들, 조국 사태 때 민주당 의원들과 다를 것 없어"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사실 대통령이 방문하면 형식적인 예우는 대단히 잘해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일본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게 별다른 게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이 물꼬를 텄다. 과연 그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관심들이 많은데 나는 그 자체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 스스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더이상 우리에 대한 요구 사항이 없어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지금껏 주장했던 것이 대법원 판결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었나. 그것 때문에 옥신각신했는데 우리 정부 스스로도 인정 안 하는 쪽으로 가버렸으니까 일본이 자기네가 요구하는 거를 다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강제징용 정부 해법 발표 후 '물컵의 절반이 찼다'며 '나머지 반을 채우는 것은 일본의 몫'이라고 강조한 것에 대해 "일본이 특별히 채워줄 게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예를 들어 아베 신조 총리가 당시 우리나라의 반도체 생산과 관련 중간재 수출을 갖다가 금지하고 허가제를 만들었지만 그동안 일본과의 우리나라의 교역에 큰 지장이 있던 것도 아니다"며 "그 정도 풀어주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도 옛날하고 좀 달라졌다. 우리가 GDP로 일본과 거의 비슷한 상태에 와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상당히 좀 곁눈질을 하는 성향이 더 있는 것"이라며 "일본 보수파들에 대한 의식을 지금 일본 총리가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커다란 기대를 갖다가 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 1주년에 대해 점수로 평가해달라고 묻자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 중 상당수가 지금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도가 30%대에서 더 이상 진전을 못 하고 있다"고 100점 중 30점으로 낮게 평가했다.
선거가 1년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야당이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므로 정부의 개혁 정책이 제도적 뒷받침이 안 돼 힘을 받고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은 야당과 대화를 안 하려고 한다. 여당이 내면적으로 야당과 대화를 해서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려고 생각했어야 되는데 그동안 여당의 행태를 볼 것 같으면 그와 같은 모습이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며 "결국 국회에 많은 법안이 쌓여 있기만 하지 하나도 해결되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 못 얻으면 바로 레임덕이라고 보나'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내년 집권 2년차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국민이 실질적으로 정권에 대한 심판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은 선거를 앞두고서 굉장히 치밀하게 생각해야 되는데 그냥 막연하게 권력을 갖고 있으니까 우리가 그걸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한다"며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선거를 하면서 의원들의 행태를 보니까 과연 민주정당이 맞느냐, 과연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 (싶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초선의원 그룹 중 50명이 연판장을 돌려갖고 (당대표) 출마하겠단 후보자(나경원 전 의원)을 갖다 윽박지르는 모습에 이어 '당심이 민심이다' 라는 뚱딴지 같은 소리를 했다"며 "내년 총선은 크게 희망을 걸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만 되면 대통령 얼굴만 보고서 사는 집단으로 변한다. 독자성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과정을 보면 지난 문재인 정부 조국 사태 때 민주당 의원들 행태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유일하게 문제가 있다고 한 금태섭 의원 같은 사람은 제외해 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초선 의원들이 내년 공천과 관련해서 혹시라도 공천에 탈락되지 않느냐 이런 두려움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해서 정당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에서 '안철수는 품고 이준석은 버려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데 대해 "그런 소리 자체가 민주정당으로서 능력이 없다"며 "정치적으로 좀 미숙한 측면이 있어서 대표직 수행하는 데 약간의 잡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그 사람도 대통령 선거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무조건 배격을 하는 게 과연 국민의힘에 도움이 될 거냐, 안 될 거냐를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 거취를 놓고 친명과 비명 간의 대립에 대해 "결국 당의 진로를 놓고서 최종적으로 결심을 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 대표 아닌가"라며 "본인이 무엇이 당을 위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내년 총선을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가는 그 기준에 의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 개인의 문제고 사실 당과는 관계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걸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