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난방비 대책, 민주당 움직이니 용산서 급히 서두른 듯"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정부가 전날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확대를 위해 에너지 바우처 지원과 도시가스 요금 할인폭을 2배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보통 이런 대책은 산업부에서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나 용산에서 발표한 걸로 봐서는 조금 급하게 서두른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당대표가 정부 측에 촉구하고 정부의 대책만 기다릴 수 없으니 민주당 소속 단체장부터 솔선수범하자고 해서 모범을 보여보자고 하는 순간에 같은 시간 용산에서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이재명 대표가 '제발 좀 남탓하거나 무리하게 검찰 수사력 가지고 뭐 하지 말고 잘하기 경쟁을 하자' 이런 얘기를 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건 잘하기 경쟁의 한 내용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난방비 폭탄 대책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기초수급권자뿐 아니라 서민 중산층에도 지원 대상폭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기초수급권자 85만명에게 하기로 했던 것을 117만명한테 하기로 한 거니까 그런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대략 동절기 예산 규모가 1년에 15만원인데 30만원으로 늘린다는 거니까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대상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기초수급권자뿐 아니라 차상위라든지 일반 서민, 중산층도 모두 폭탄을 맞았지 않나. 고금리에 은행 이자 내기도 급급한데 전기료, 대중교통 요금도 오르고 난방비 폭탄까지 맞으니 다른 계층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 그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소득 상위 20%는 제외하고 코로나 재난지원금과 유사한 일종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형식으로 하위 30%에게는 4인 가구 기준 100만원, 60%까지는 4인 가족 기준 80만원, 상위는 40만원 이렇게 단계적으로 설계해서 조금이라도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국가의 역할이고 그런 조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만약 저희가 여당이면 코로나 재난지원금 수준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당연히 집행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라며 "지금 윤석열 정부는 긴축재정이다 해서 그런 생각이 없지 않나. 결국 이 문제를 결정하는 건 그 시기 국민들의 민심이 정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퍼주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그렇게 표현하면 아마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다 포퓰리즘 국가라고 해야 될 것"이라며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우리보다 훨씬 에너지 요금이 많이 올랐는데, 대부분 해당 지역의 국민들에게 일종의 에너지 관련한 지원을 해주거나 세제를 깎아주는 등 혜택을 줬다. 그럼 유럽도 다 포퓰리즘 국가라고 해야 되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횡재세' 도입을 촉구했으나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고금리 과정에서는 은행 지주사들이 지난해 1년 동안 수십조원의 예대마진을 봤다. 고유가 과정에서 정유 4사들은 천문학적 이익을 봤는데 당연히 이익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 적정한 수준의 일종의 고통 분담을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희가 검토해 본 바 석유사업법 18조에 고유가 과정에서 이익을 본 데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획재정부 장관하고 협의해서 부과금을 징수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사실상 횡재세와 거의 유사한 성격의 법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며 이미 기존 법률로도 시행 가능함을 강조했다.

정유사가 손해 보면 정부가 보전해주나 라는 반론이 나오는 데 대해 "2008년도 당시에도 유가가 급등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도 정유 4사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연한 적이 있다"며 "또 유가하고 가스하고 직접 관련은 없지만 가스는 주로 한국가스공사가 하기 때문에 성격은 다르다. 기름값 같은 경우는 정유사들 민간 기업이 하고 있어서 민간기업의 이익에 대해 적정하게 이익을 나누는 것은 유럽도 그렇게 하고 있고 우리도 적정한 수준에서 하는 게 더 사리에 맞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