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대출 부실 진단 위해선... 전문가 "현장이 답"

저축은행 업계, 2011년 PF 부실 사태 때보다 자산건전성 호전

전문가 "지표로는 진단 어려워... 사업장 검사 등 금감원 점검이 중요"

저축은행 PF부실 사태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년 하반기부터 점차 늘고 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해 부동산 PF대출의 건전성은 지표상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실 위험을 사전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의 사업장 검사 등의 점검 조치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제언이다.

19일 업계에 의하면 전체 저축은행 가운데 저축은행 사태 발생 당시인 2011년 하반기 통일경영공시를 작성했던 34개 저축은행은 부동산PF대출 관련 자산건전성이 현재 당시와 비교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총 여신에서 부동산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6%에서 7.0%로 감소했다. 과거 5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솔저축은행(현 IBK저축은행)은 당시 총 여신의 49.4%에 달하는 1339억원을 부동산PF 대출로 빌려줬으며 그중 연체액이 1257억원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오투저축은행도 총 여신의 48.8%에 달하는 253억원이 PF 대출이었다.

이 같은 여신 쏠림현상에 금융당국은 신용공여 한도를 제한했고 초과시에는 신규대출을 금지하는 등의 강력 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라 현재 저축은행들은 부동산PF대출 한도를 총 여신 대비 20%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도 각각 1.49%, 1.54%로 안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재 해당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저축은행으로 각각 13.57%와 13.51%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연말 기준 51.8%와 50.8%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나아진 수치다.

당시에는 해당 비율이 100%인 곳도 즐비했다. PF대출액 전체가 고정이하분류여신 또는 연체액으로 잡힌 경우는 스탠다드차타드(현 JT)·예가람·고려·흥국·청주·라온저축은행 등 6곳에 달했다.

이와 함께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 비율은 평균 66.4%에서 117.45%로 큰 폭 증가했다. 해당 비율은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34개사 가운데 해당 비율이 100%를 넘는 곳은 한신저축은행(현 유안타)과 센트럴 등 2개사에 불과했다. 당시 총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1199억)이 부동산 PF 대출액(1212억원)에 못 미치는 경우(예솔)도 존재했다. 그러나 현재는 고정이하여신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놓은 저축은행이 21개사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PF대출이 실질적으로 부실한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는 감독당국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PF대출 총량보다는 사업장이나 세부 내용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정보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금감원 등 감독기관이 PF사업장을 검사하는 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