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경색 근본원인은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
“금리인상 기조 유지...시장안정화 정책 지속할 것”
“시장실패나 과도한 쏠림 발생 시 은행 이자에 개입 가능”
저축은행 1.2조 작업대출에 “제재, 형사적 책임 물을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25bp)과 관련해 “금리인상 기조가 끝나기 전까지 시장 불안이 지속할 수 있는 만큼 시장안정화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과도한 자금 쏠림이 발생한다면 은행 이자에 대해 금융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관전용사모펀드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금금리에 어떻게 반영하도록 지도할 생각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에 과도한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토록 요청해 관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자금경색 사태 이후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전제는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있다”며 “금리인상 트렌드가 끝나기 전까지는 그런 추세가 지속할 것이기에 금융당국은 시장안정화 정책을 당분간 지속할 계획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금 쏠림이 있을 수 있는 은행 이자에 대한 입장을 계속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자나 수수료율은 시장의 매커니즘으로 결정되는 것이라 의견을 내는 게 조심스러워 가급적 피하려고 노력은 해왔지만 이상하게도 취임 이후 그런 이슈가 많이 몰렸다”며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건 극히 부적절하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실패나 과도한 쏠림이 있을 때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개입을) 계속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출금리 조정에 대해서는 “은행은 가산금리에 있어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 작년 이자이익 규모가 커서 여력이 있기 때문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 부담이 큰 점에 대해 좀 살펴봐 주십사 말씀을 드렸던 것이고 일부 은행은 이를 고려해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금금리 인하가 코픽스(COFIX)를 매개로 대출금리로 전달되는 구조적 흐름과 시차가 있다”며 “예금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번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은행에 너무 큰 부담을 드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5개 저축은행에서 적발된 1.2조 규모 ‘작업대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 원장은 “특정 저축은행에 대한 잘잘못을 논하기 전에, 과도한 유동성 팽창 상황에서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외양 확대 경쟁이 좀 과도했다는 사후적 반성이 든다”며 “그 부분에 대해 금감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고, 책임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재로서 책임을 묻고 수사기관에서 형사적 책임을 묻도록 처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관전용사모펀드 CEO 간담회 내용에 대해서는 “기업의 체질개선 이슈가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경기둔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체질개선, 효율성 증진과 관련된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전문가를 모시고 시장예측이나 필요한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CEO들도 기업인수나 M&A 분야의 전망이나 운용상 애로사항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특정 산업이나 업종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었냐는 질문에 그는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관심 갖고 보는 산업이 없다고는 말씀 못 드린다. 시장 사이즈가 워낙 크고 대형사, 중소형사의 사정이 저마다 다른 와중에 일률적인 방향으로 말씀드리는 건 실질적인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고용문제나 구조적 연착륙 문제에 대해 가진 의견이 있어 CEO들과 같은 방향성을 가진 부분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EO들은 중장기적 투자라는 기관전용사모펀드 취지에 맞게 기관의 범위를 넓힐 필요성을 제기했고 저희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제도 초기고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금융위원장과 잘 상의해서 검토할 부분을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점검 결과 특이점이 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월·분기별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해 8~9월부터 좀더 고도화해 점검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엔 마치 시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금융위, 기재부와 섬세하게 점검하고 긴밀하게 공유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은 국토부와도 소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