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보다 유명한 천안교통의 600번 버스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인 대진여객 189번 시내버스
버스 곳곳에 감사함 전한 4000여장의 메모지 남겨
◆…대진여객 189번 시내버스 사진:SNS 캡처
이틀 뒤면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버스들이 운행되고 있어 화제다.
이미 SNS에서 '산타 버스'로 유명한 천안교통의 600번 버스다. 산타 복장을 한 최영형 기사는 매년 12월 한 달 동안 버스 내부를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꾸며놓고 승객들을 맞이한다. 버스에 오른 승객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이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27년 무사고 최 기사는 각박한 세상에 조금이나마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산타버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 기사님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트리 장식을 만들때는 엄청 피곤해도 다 하고 나니까 뿌듯하고 좋다"고 말했다.
◆…천안교통의 600번 버스 내부 사진:천안미디어소통센터 캡처
최 기사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주택이나 상가에서 캐롤송이 울리는 것을 보고 나도 기왕이면 버스에다가 장식을 하면 어떨까 싶어서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사측하고 노조에서 반대했는데 너는 내놓은 놈이니까 알아서 하라 하더라. 그 말에 고마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 기사는 "아이들 SNS에서 노선이 공유돼 아기 엄마들이 몇 시 어느 정류장에 대기하고 있다"며 "정거장마다 손님이 많으니까 제가 당황할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항상 아이들이 좋아하는 막대사탕이나 과자 등을 구입해 준비해놓는다"며 "신호대기가 좀 긴 노선이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 산타 할아버지하고 인증 샷 할 테니까 준비하라고 말한 뒤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멋있게 찍는다. 짱이라고 난리"라고 전했다.
2005년부터 소년소녀 가장, 결식아동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버스에 사랑의 모금함을 설치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최 기사는 버스에서 DJ처럼 방송도 한다며 "그러다 보면 하루가 한 두 시간밖에 안 흐른 것 같다. 덕분에 유명해졌다"고 멋쩍게 웃었다. 버스 한켠에는 사랑의 모금함이 마련돼있다. 2005년부터 소년소녀 가장, 결식아동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모금을 시작한 그는 17년동안 2700여만원을 모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고 한다.
◆…대진여객 189번 시내버스 내부 사진:SNS 캡처
한편 부산에서도 또 다른 산타버스가 있다. 주형민 기사가 운행하고 있는 대진여객 189번 시내버스다. 아이들이 많이 타는 노선이다 보니 인기가 많다. 차고지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승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6년째 산타 버스를 운행하는 주 기사는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서 산타버스 장식 준비에 쉬는 날 없이 새벽까지 작업을 해 많이 힘들다면서도 "아이들이 탈 때마다 자기도 커서 장래희망이 저와 같은 산타버스 기사님이 되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기념이 될까싶어 매년 선물을 준비한 주 기사는 올해는 산타 모자와 크리스마스 안경을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선물을 아이들한테 나눠줬는데 부족해 울고 가는 아이도 있었다"며 "이번에는 넉넉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버스 곳곳에 메모지가 붙어있는 이유를 묻자 "작년 같은 경우 한 4000장 정도의 메모가 있었다"며 "새해 소망이라든가 저에 대한 감사함이나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을 비는 메모들을 버스에 많이 남기고 간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