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협,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권성동 발언에 유족 '분노'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0일 출범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같은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무엇이 그렇게 두렵냐"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가족협의회 출범 소식을 언급한 뒤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편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출범을 알렸다. 참여연대와 민노총 등이 여기에 참여했다"라며 "시민대책위는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 지원 대책 마련, 추모기록 보존 등을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앞서 175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지난 7일 출범했다. 이들은 발족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의 요구사항을 정부에 요구하고 진상규명과 진행 상황을 감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가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다.심지어 시민단체가 정치적, 금전적으로 사고를 이용하는 사례까지 속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유가족협의회 출범을 비판한 권 의원을 향해 "무엇이 그렇게 두렵나"고 꼬집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의 연대 움직임에 벌써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권 의원의 ‘종북’, ‘횡령’ 발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마저 욕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재난을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반성은 못할망정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단체를 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무엇이 그렇게 두렵나. 참사의 진상인가 아니면 참사에 책임을 지라는 국민의 명령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찾아라. 유체이탈로 세월호 참사 책임을 외면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을 반복하지 말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은 10일 참사 42일 만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고 이지한씨의 모친은 "내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을 잃은 어미들이 분노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며 "참을 만큼 참았다. 유가족들과 함께 이 일이 투명하게 끝날 때까지 투사가 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