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왕조시대에도 왕 풍자해도 잡아가지 않아"
정세균 "노무현 부정은 당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김부겸 "막말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이 선거 관건"
임종석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호소"
양문석 "노무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
◆…유세하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다. 다만 그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차이"라고 두둔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광주 금호리첸시아에서 열린 현장 기자회견에서 "제가 아는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왕이나 지배자로 여기지 않았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충직한 일꾼이라고 생각했고 국민은 대통령 욕을 얼마든지 하라고 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왕조시대에도 왕을 흉보고 풍자해도 잡아가지 않았다"고 양 후보를 옹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하남 신장시장에서도 취재진에 "제 욕도 많이 하시라"라며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인터넷 매체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 등의 표현을 쓴 칼럼을 기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양 후보의 과거 발언 논란에도 이 대표가 공천을 유지하겠다는 미온적 반응을 보이자 당내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입장문을 통해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 예비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와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끄는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도 "막말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이 선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면서 "경선 이전의 절차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다시 한번 검증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의 SNS에 '긴급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 후보는 고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16일 SNS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들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정치 현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정치적 판단에 대한 수많은 고려 요인을 배워왔고 그때마다 노 전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정치 현장에서 제가 겪었던 수많은 좌절의 순간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으로부터 위로받아 왔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