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서훈, '대통령 보고 문건' 법원 제출…SI첩보로 구조 정황 있어"
"초기 상황, 실제 사건 상황 나눠봐야…검찰, SI첩보 중 유리한 것 취사선택"
"국정원 대규모 대기발령, 한마디로 줄 세우기. 인사학살 더 늘어날 수도"
"한동훈, 안하무인에 대놓고 수사지휘…여론 눈치 보며 찔러보기"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해피격수사에 대한 공식입장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윤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 전후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는데 따로 말씀이 있었나'란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의원은 "많은 말씀하신다"면서도 "말씀을 옮기는 게 대단히 조심스럽다. 일부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왜곡, 해석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옮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화가 많이 나 계시나'란 질문에 "제가 볼 때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서훈 전 실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북한 측이 '살아있으면 건져주고 죽었으면 그냥 두라'고 말했다는 첩보 내용을 담은 대통령 보고 문건을 법원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선 "핵심이 되는 아주 중요한 단서 중 하나"라며 "이 말은 제가 지난번 정보위 국정감사 때 국방부에 확인한 내용과 일치한다. 초기에 북한군의 구조 정황이 있었냐고 물었을 때 국방본부에서 있었다고 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SI첩보로 초기에 북한군이 공무원을 위해·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초기 상황과 실제 사건이 벌어졌던 상황을 나눠봐야 된다. 초기 상황에서는 SI첩보로는 구조 정황이 분명히 있었고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월북이 등장하고 공무원에 대한 인적 사항들이 자세히 서술되고, 만약 살해하거나 위해할 때 나올 분위기가 아니지 않나"라며 "SI첩보를 검찰이 자신들한테 유리한 부분만 취사선택해 불리한 거는 아예 은폐하거나 감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의 1급 간부 전원 정리해고와 2,3급 간부 100명의 무보직 대기발령에 대해선 "비공식적으론 그 숫자가 더 늘어난다. 심각한 것은 아직 중간 간부인 4급 인사가 안 났다는 것이다. 국정원 인사학살이라고 규정하고 싶은데 이 범위가 늘어날 수도 있다"며 "정부기관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줄 세우고 눈치 보게 하겠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의 신원조회 업무 확대와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대통령령을 바꿔서 국정원 신원조회를 더 광범위하게 하도록 했다"며 "국정원의 흑역사는 대부분 국내정보에 개입하고 그것을 이용했고 악용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것을 철저히 차단했던 건데 그 경계를 열어버렸다. 신원조회를 확대했다는 것이 상당히 걱정된다. 이번 국정원 인사와 결합되면서 권력기관 입맛대로 움직여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정원이 지난달 28일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을 개정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에 대한 효율적 신원조사를 위해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국정원장에게 신원조사를 요청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현재 문재인 정부 장·차관들 중 수사받고 있는 사람 또는 조사를 받았던 사람이 23명"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사정, 정치보복이 진행되고 있는데 저는 검찰이 여론의 눈치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헌법과 법률을 초월하는 의미의 통치 행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해 "한동훈 장관의 그런 태도는 한 부서의 행정을 책임지는 장관의 모습이 아니라 마치 정치하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하무인이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는 절대 안 하겠다고 시기가 될 때마다 한동훈 장관이 이야기했는데 어제는 사실상 언론에 대놓고 수사지휘를 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통령 수사하라는 간접메시지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해석되지 않겠나"라며 "이번에 서훈 전 실장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10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그 와중에 5시간을 검찰이 PPT을 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검찰공화국으로 검찰이 이 사건에 '올인했다'는 걸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압박하는 것이다. 어제 한 장관의 그런 태도도 연장선상에 있고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찔러보기 하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전날 한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서해 사건의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검찰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께서 대북송금 특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관여한 것이 드러난다면 유감스럽지만 책임을 지셔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