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SMC(애리조나 현장)
미국 경제 전문방송 CNBC는 블룸버그를 인용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독일에서 개최한 회사 내부 회의에서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TSMC 공장에서 생산된 프로세서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미국 TSMC 공장에서 제조된 프로세서를 구매한다면 지정학적 위기가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대만이 아닌 다른 나라로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상당한 효과를 보게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애플은 대만 TSMC 공장에서 필요한 모든 프로세서를 조달하고 있다. 자체 설계하고 TSMC가 제조하는 아이폰, 맥(Mac) 컴퓨터를 구동하는 A 시리즈 및 M 시리즈 등이다.
당시 회의에서 팀 쿡은 “우리는 이미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된 프로세서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으며, 공장이 2024년 가동될 예정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획을 2년 혹은 그보다 조금 앞당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 TSMC는 제1 공장을 착공하면서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는 노드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달 초 ‘강력한 고객 수요’가 몰리고 있어 애리조나에 두 번째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애플과 같은 회사가 대만에서 고급, 고가의 부품을 공급받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공급망이 마비될 위험을 초래, 혼란을 야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쿡은 회의에서 전 세계가 필요한 프로세서의 60%가 대만에서 생산된다며 칩 일부를 유럽 공장에서 구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 대부분과 기타 단말기의 최종 조립이 중국 본토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부품은 미국과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조달한다.
문제는 TSMC를 등에 업고 국가 생존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 국민이다. 설문조사결과 60%에 가까운 대만인들이 TSMC가 대만에 있는 한 미국이 중국의 침략을 막아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만약 애리조나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고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를 TSMC 미국 공장에 전적으로 맡기게 된다면 공급망에서 대만의 중요성은 의미가 반감되고 결국 대만을 지켜줄 실익도 없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