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협회 "탑승제한, 헌법적 가치인 언론자유 침해 조치"
與 "조작 방송사에 지나친 편의 제공, 국민의 알권리 침해"
MBC 노조 "盧정부, 37개 정부부처 기자실 3곳으로 통폐합
... 언론자유, 정당 선동기관 같은 조직 아닌 언론인에 보장"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신문협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가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며 '탑승배제'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도 이날 성명을 내고 MBC 자막사건'을 언급하며 언론단체들을 향해 "민노총 언론노조와 그 자매단체들의 선택적 분노"라고 비판했다.
신문협회는 성명에서 "대통령 해외순방 취재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이 마땅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며 "취재진이 전용기에 탑승하는 이유도 국가의 안위나 국익과 관련된 현안을 국민께 충실히 전달하려는 데 있다. 이를 막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언론사를 전용기에 탑승시킬지 여부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자율적으로 정하면 되는 일"이라며 "출입기자단은 대통령 해외 순방을 취재할 때 해당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전용기에 탑승한다. 대통령실이 자의적으로 탑승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대한 규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취재 보도 활동을 위축시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언론사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9월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맨 오른쪽이 김영식 의원.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국민의힘 TF는 이날 성명을 통해 "MBC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그리고 언론노조의 영향력 하에 있는 현업 언론단체들이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거부에 대해 '반헌법적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했다"며 "그 주장이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일관성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순서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MBC에는 지금도 민노총 언론노조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요 보직에서 배제되고, 마이크를 박탈당한 비민주노총 기자들이 60여 명이나 있다. 민노총 언론노조와 자매단체들은 동료 기자들의 탄압에 대해 때로는 침묵하고 때로는 동조·옹호하지 않았는지 양심의 거울로 살펴보길 권한다"며 "문재인 정권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탈북민 출신 기자를 취재에서 배제했을 때 언론의 자유를 탄압했다고 공동성명을 낸 적이 있나. 이런 '선택적 분노'로는 언론탄압을 객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F는 "MBC 취재기자에 대한 전용기 탑승 제한 조치는 누구도 원치 않았던 일이다. 그러나 '자막조작 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도 없으면 반복적인 왜곡·조작방송은 무엇으로 대응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언론사에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 알 권리를 위해 취재의 자유와 사실 보도의 의무가 있음을 우리 모두가 깊이 인식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작을 일삼는 방송사에게까지 지나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조작 방송을 조장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될 일"이라며 "MBC와 민노총 언론노조 자매단체들이 진정 '언론의 자유'를 고민한다면, 그동안의 편파, 왜곡, 가짜뉴스, 그리고 동료기자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행태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로 대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MBC PD수첩의 김건희 여사 대역 고지와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BC 제3노조는 'MBC는 이익 따라 도배할 사유재산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내고 "언론자유는 언론인에게 보장되는 것이다. 세상에 정당 선동기관 같은 집단이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나라는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MBC 뉴스데스크는 11월 10일 '전용기 탑승 배제' 리포트를 7개나 방송했다. 스포츠를 제외한 일반뉴스 리포트 23개 가운데 3분의 1을 해당 기사로 도배한 것이다. SBS 8뉴스가 1개, KBS 뉴스9가 3개의 리포트를 방송한 것과 비교해 지나친 편집"이라며 "그런 MBC가 '전용기 사유재산 아냐'라는 제목을 달고 대통령실을 비난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기자실이라도 폐쇄한 줄 알겠다"며 "MBC는 '트럼프 대통령이 CNN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철회했다'고도 소개했다. 그때 CNN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허위 자막을 붙이고 'fucker'라고 욕했다며 외국 정부에 일렀는지 대단히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2007년 5월 21일 노무현 정부는 37개 정부부처 기자실을 3곳으로 통폐합하고, 기자들이 허가 없이 공무원을 만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날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리포트 1개를 보도했다. 5월 29일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실 폐쇄를 검토하라고 국정홍보처에 지시했다. 그날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리포트 2개를 보도했다. 그때 MBC 사장이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인 최문순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기자협회는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 탄압'이라며 규탄했다고 한다. 80년대 언론통폐합까지 거슬러 갈 것도 없이, 노무현 정부 때의 기자실 폐쇄와 접촉 금지보다 전용기 탑승 배제가 더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라며 "이른바 '진보 언론인'들의 편향성이 국민의 상식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