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장, 참사발생 직후인 10시 17분 현장 도착
1시간 21분이 지나서야 서울청장에 첫 지휘보고
이상민, '소방'보고로 서울청장보다 17분 먼저 인지
'경찰 보고·지휘체계'와 '경찰·소방 공조체계' 붕괴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지기 약 4시간 전부터 경찰은 총 11건의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는 긴급 신고를 받고도 손을 놓고 있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4번만 현장에 출동해 신고 지점의 사람들만 해산하고 말았다. 6번은 '이미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다'는 이유로 아예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래픽=연합뉴스]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이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오후 10시 15분)'가 발생한 직후 현장에 도착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1분이 지나서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보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할 경찰서→시·도 경찰청→경찰청→행정안전부로 이어지는 '경찰의 보고·지휘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임재 용산경찰서장. [사진=용산경찰서 홈페이지]
2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김 청장은 지난 29일 오후 11시 34분 이 서장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놓치고 2분 후인 11시 36분 이 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받았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김 청장이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전해졌다.
김 청장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자정을 넘긴 30일 0시 25분이었고, 0시 20분이 돼서야 인접 경찰서 6곳의 출동 지원이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경찰 지휘권'을 가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후 11시 19분쯤 경찰 보고가 아닌 '소방 보고'를 통해 사고상황을 인지했다. 행안부 장·차관 직속 기관인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보고로 김 청장보다 17분 앞서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소방당국은 김 청장과 윤 청장, 이 장관의 인지시점보다 앞선 오후 10시 43분에 소방 대응 1단계, 오후 11시 13분에 2단계를 발령했다. 경찰과 소방의 공조체계도 미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지난 1일 경찰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은 참사 발생 약 3시간 41분 전인 오후 6시 34분 '압사당할 거 같다'는 112 신고를 최초로 받았다. 사고 발생 전까지 총 11건의 신고를 받았지만, 이 중 4건만 현장에 출동했고, 나머지 6건은 '전화상담 후 종결', 1건은 '불명확'으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