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서욱·김홍희 구속영장 청구에 "檢,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라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의 청부 감사 결과에 호응하듯, 5일 만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다"면서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다. 대통령의 외교 참사를 잊게 만들려는 기획작품이라는 의심까지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미 검찰은 지난주 서 장관과 김 청장을 불러 조사까지 하지 않았느냐?"며 "현직에 있지도 않은 자연인 신분인 장관과 청장이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이 있나? 도주 우려가 있기는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의 영장 청구는 덮어놓고 구속해서 망신 주겠다는 심산"이라며 "벌써 다섯 달째 먼지 털듯 검경이 수사해서 나온 것이 무엇인가?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정권 모욕주기도 이 정도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선 일"이라며 "서 장관과 김 청장은 명예를 아는 분들이다. 증거인멸의 가능성도 도주할 일도 없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이날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했을 당시,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군사 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열린 관계 장관회의가 끝난 뒤, 서 전 장관 지시에 따라 밈스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이 삭제됐다.
  김 전 청장은 이씨의 사건 경위를 수사한 해경의 총책임자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방침에 맞춰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자진 월북'을 단정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은 구명조끼에 한자가 기재됐다는 국방부 등의 자료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김 전 청장은 '나는 안 본 걸로 할게'라는 발언을 했다는 해경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감사원은 이를 당시 정부의 '자진 월북'이라는 결론에 맞추기 위한 은폐 행위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