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사진 로이터>
17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엔대까지 치솟은 것은 이른바 '거품(버블) 경제' 후반이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가 매우 견고하며 달러 강세 현상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움직임을 강화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 영국의 감세정책 철회 발표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가 엔화 가치 하락(엔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정책으로 달러화가 초강세를 띠면서, 달러·엔 환율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 달러당 11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24년 만에 140엔대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당 150엔을 넘어설 가능성이 한층 커지면서 일본 당국이 지난달 22일에 이어 다시 한번 외환시장에 개입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22일 시장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며 시장에 개입했지만, 엔화 약세 분위기가 꺾이지 않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이와 관련,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과도한 변동이 있는 경우 적절한 대처를 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공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반적으로 환율개입은 공개적으로 할 수도 있고 비밀로 할 수도 있는데 지금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엔저 현상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는 한동안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17일 국회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