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MBC, 소명 대신 보복... 재연도 사실로 둔갑"
野 "與 집단퇴장으로 업무보고 파행... 사과하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MBC PD수첩의 김건희 여사 대역 고지와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MBC 비공개 업무보고가 'PD수첩 김건희 여사 대역 미고지' 사건으로 1시간 만에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PD수첩 사건'과 '대통령 자막사건'과 관련해 박성제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의 총사퇴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국민 사과'를 주장했다.
여야는 이날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서 열린 MBC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PD수첩이 재연배우를 출연시켜 상황을 연출했지만 재연임을 고지하지 않고 방송한 사실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MBC PD수첩은 김 여사와 외모와 헤어스타일, 옷차림 등이 비슷한 대역 여성을 출연시켜 김 여사가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받는 모습을 재연하면서, 해당 여성이 대역이라는 사실과 재연상황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김 여사의 논문 통과를 비판하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내부 관계자 5명을 분한 재연배우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음성도 변조했지만 재연임을 고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박 사장이 '음성 대역에 재연이 포함된다'고 주장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 사장을 엄호하면서 공방이 격화하자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작방송·보복방송 MBC 경영진은 총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간사 박성중, 권성동·김영식·윤두현·하영제·홍석준·허은아 의원)을 발표했다.
의원들은 "지난 9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김건희 여사 대역배우를 쓰고도 '재연'이라는 것을 미고지해 큰 물의를 빚었다. 이에 MBC는 사과를 표명했다. 그러나 결코 사과로 그칠 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어 "MBC PD수첩은 김건희 여사 대역 이외에도 국민대 관계자를 연기한 대역배우를 6명이나 동원했다. 물론 이 역시 대역임을 미고지했다"며 "각본대로 연기하는 배우를 실제 사건관계자처럼 등장시킨 이유는 분명하다. 연출을 사실로 둔갑시켜 시청자에게 인식을 왜곡시키려는 시도였다. 명백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MBC PD수첩은 김건희 여사가 논문심사를 한번에 통과했다고 방송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는 다섯 번의 심사를 거쳤고 그 이전에도 여러 차례 리젝트(reject)된 기록이 있다"며 "MBC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마치 김여사가 수월하게 논문을 통과한 것처럼 묘사했다. 국민대와 모종의 거래가 있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려는 조작된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MBC는 대통령 순방 당시 발언을 자막으로 조작했다. 이에 정부여당은 MBC에게 정당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성실한 소명 대신, 방송을 통한 보복에 나선 것이다. '조작방송'을 넘어 '보복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MBC는 '광우병 조작 선동'부터 지금까지 공영방송이라는 사회적 공기(公器)를 정파투쟁의 흉기로 악용하고 있다. 민주당의 프로파간다를 위한 '찌라시 보급부대', '막장방송'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에서 "언론인으로 살면서 이렇게 비판의 표적이 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그러면서 "▲MBC 경영진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이 MBC 사장 해임 결의와 경영진 사퇴를 권고해야 한다. 만약 방문진이 이를 거부한다면 ▲임명권자인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들을 해임해야한다. 만약 방통위원장이 이를 거부한다면 ▲국민의힘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조작방송·보복방송·막장방송 MBC 경영진은 총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맞불'을 놓았다. 이들은 "여야 간 합의된 공식 일정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해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집단 퇴장하며 파행으로 만든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가 국정감사를 받지 않는 것은 법률상 감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며 "MBC는 공영방송으로 공적 책무가 크기 때문에 국정감사 기간에 비공개 업무보고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것을 요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