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서관, 주식 차명 보유로 조세회피 의혹...민주 "부실검증, 즉각 해임하라"

가족회사 비상장주식 타인 명의 보유로 보아, 국세청 증여세 부과 처분

이수진 원내대변인 "탈세 문제 있는 비서관 채용, 아연실색"

"김건희 여사와의 사적 인연 채용하려니 기초적인 검증조차 생략했나"

대통령실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이 가족회사의 비상장주식을 타인 명의로 보유하다가 국세청 조사에서 드러나 증여세 부과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곳보다 공정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할 대통령실이 주식 차명 보유와 탈세 문제가 있는 사람을 비서관으로 채용했다니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비판했다.

지난 6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은 2013년 김 비서관을 포함한 한국제강 오너 일가가 수년 동안 회사의 비상장주식 총 55만1000주를 타인 명의로 보유했다고 보고 증여세 부과 처분을 했다.

한국제강은 김 비서관의 외삼촌인 하성식 회장이 운영하는 철강 전문기업으로 함안 지역에서는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한국제강 일가의 조세회피 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은 함안군의회 의장을 지냈거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해남장학재단 등 지역 단체에서 핵심 관계자로 있었던 이들이다.

이들은 취득한 한국제강 주식을 1999~2006년까지 순차적으로 오너 일가에 양도했고, 양도가 모두 끝난 뒤 3년이 지나도 주주명부에 실제 소유주가 아닌 주민들 이름이 남았다. 실명 전환은 2009년에야 이뤄졌다.

재판부는 한국제강 오너 일가가 실명 전환을 늦춘 배경에 조세회피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김 비서관을 비롯한 한국제강 일가의 지분이 50%를 초과하게 되면 '과점주주'가 돼서 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실명 전환을 늦췄다고 보았다.

김 비서관은 "2002년 아버지 부탁을 받고 4000주를 인수해줬을 뿐"이라며 "(연대납세의무 처분을 받은) 증여세 2500만원가량을 모두 납부했다. 단순히 실명전환이 늦어진 것이지 (의도적으로) 차명 보유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에 인사검증 시스템이 있기는 한가"라며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변인은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은 가족회사인 한국제강의 비상장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다 국세청과 법원으로부터 증여세 부과 처분을 받았다"며 "잠잠할 만하면 터지는 대통령실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은 국민을 허탈하게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김동조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주최 행사에서 작품 해설사(도슨트)를 한 경력이 대선후보 캠프와 대통령실 입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와의 사적 인연에 의한 채용을 하려니 기초적인 검증조차 생략한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즉각 김동조 비서관을 해임해야 한다"며 "또 대통령실은 사적 인연에 의한 비서진 채용과 검증 부실에 대한 전면 조사를 해 국민께 소상히 보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