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정치적 편향성 가진 작품 배제 '규정' 어긴 것의 경고...관리상 문제 있다"
박용진 "'멸공 챌린지'에는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尹, 표리부동"
"본인 표현만 자유롭고, 타인의 표현은 '엄중 경고'...전제군주의 자유"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윤석열차' 제하의 윤석열 대통령 관련 고교생 그림 전시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경고 입장을 낸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심사위원들이 정치 편향적인 작품을 배제하지 않고 심사하도록 했다는 관리상의 문제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작품을 출품하거나 전시하는 데 문화체육관광부가 '하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 제재는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문체부 경고 내용이 그림을 그렸다는 학생에게 징계, 경고를 한 사실도 없고 그걸 가지고 나무라는 것이 아니고, 왜 이런 내용의 작품을 금상으로 뽑도록 했느냐는 부분에 대한 경고"라며 "공모전의 취지에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정치성을 많이 가진 작품은 배제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의 '경고'가 표현의 자유 제재로 보인다는 일각의 주장에 "그렇게 우기는 것, 이런 게 다 가짜뉴스"라며 "마치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얼굴을 넣어서 만든 작품이 상당히 고약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예술작품을 탄압하는 것처럼 끌고 가는데, 정부에서 100억원 이상의 예산 지원을 받는 기관이 정작 자금을 집행할 때는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정해진 규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서 경고를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 운영하는 기관이 그런 규칙을 지키지 않고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했다면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어쨌든 이것은 관리상의 문제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작품은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윤석열차'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만화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학생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아 다른 수상작과 함께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동안 한국만화박물관 2층 도서관 로비에 전시됐다.
공모전 심사위원들은 만화영상진흥원의 무작위 추천으로 선정됐으며, 작품성과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지난달 중순께 이 작품을 금상에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검찰을 풍자한 만화에 대해 상을 주고 공개 전시까지 한 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해 엄중 경고와 함께 심사 및 선정 과정 조사에 나섰다.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지만,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원이 지원되고 있고, 공모전의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후원을 중지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체부는 이 행사의 후원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고지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전했다.
문체부 후원 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 제9조를 보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소관부서는 승인사항을 취소하고 그때부터 3년간 후원 명칭의 사용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온라인으로 이 작품이 알려지자 각종 커뮤니티와 게시판에서는 논란이 일었고, 만화 '윤석열차'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엄중 경고'가 정치권 공방으로도 번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멸콩은 되고, 윤석열차는 안 되나'라는 제하의 게시글에서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 올해 1월 윤 대통령이 이른바 '멸공 챌린지'에 대해 밝힌 의견"이라며 "왜 윤 대통령의 기본자세는 표리부동인가. 본인의 표현만 자유롭고, 타인의 표현은 '엄중 경고'하고 '후원명칭 승인 취소' 등의 위협을 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정의 자유가 아니라 전제군주의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세태를 반영할 수 없는 예술은 죽은 예술"이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이 아름답지 않은 이유를 단 하나 꼽으라면, 바로 청소년의 창작 욕구와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나라가 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익 부천시장도 지난 4일 페이스북에 '풍자는 창작의 기본'이라며 "기성세대의 잣대로 청소년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 어디선가 상처받아 힘들어하고 있을 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에 대한 통제는 민주주의의 언어가 아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늘 강조하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문화에 대한 철학이 새삼 와닿는 오늘"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