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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韓, 태평한 옆집 日...그들은 왜 금리를 안 올릴까

  • 보도 : 2022.09.23 16:09
  • 수정 : 2022.09.23 16:09

조세일보
◆…금융정책결정회의 주재하는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도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1~2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을 결정했다.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p 인상)이다. 미국의 강한 긴축기조에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스웨덴은 사상 최초로 울트라스텝(한번에 1.00%p 인상)을 단행했고 유로존도 9월 초 역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을 진행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두 번 연속으로 빅스텝(한번에 0.5%p 인상)을 단행했다.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이기도 했다.

전 세계가 잇따라 긴축적 통화정책에 동참하고 있지만 옆 나라 일본만은 예외다. 일본은행은 지난 22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경제를 지원하고 임금 인상을 동반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방식의 인플레이션 목표달성을 위해 통화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일본은행은 추가적인 통화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다. 완화정책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경제의 장기침체와 더불어 ‘디플레이션’ 기간으로 표현할 수 있다. 故 아베 신조 前일본 총리는 2∼3%의 인플레이션 목표, 무제한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일본 경제를 장기침체에서 탈피시키겠다는 소위 ‘아베 노믹스’를 펼치기도 했다. 현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는 아베 노믹스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정부는 일본 경제 상황이 목표치인 적정한 인플레이션 달성, 금융완화 정책, 마이너스 금리 유지 등을 통해 회복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은행도 이에 부응해 완화적 금융정책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구로다 총재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자원 가격 상승 및 기타 요인의 영향을 받았지만 코로나19 감염 통제와 경제 활동 사이의 균형이 진전됨에 따라 조정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다른 요인들로 인해 경제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하방압력을 받겠지만 전염병의 영향과 공급제약이 완화됨에 따라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설정했지만 7월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변동성이 높은 신선식품을 제외하면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해 이미 목표를 초과했다. 소비세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일본은행은 CPI 증가율이 연말까지 이어지겠지만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역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큰 부작용이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는 마이너스 금리가 사라졌다고 해서 우리도 제거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달러 기조 지속으로 인해 급격한 엔저 현상에 대해서 그는 “통화정책은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경제 발전과 관련해 환율과 금융시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면서 외환개입과 관련해서 “재무성 재무대신의 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외환 전망은 보통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22일 저녁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은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매각하고 엔화를 메입했다. 24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대신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투기 움직임을 배경으로 신속하고 일방적인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환율은 시장결정에 의해 결정되지만 투기로 인한 과도한 변동은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은 현재 엔화의 가치하락이 빠르고 일방적이어서 엔저가 계속될 경우 일본경제와 국민의 삶에 타격을 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학교 김광석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일본은 지금까지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만 했다”면서 “엔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하는 것보다는 경기는 통화정책으로 잡고 엔저는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외환시장은 달러만 강한거고 나머지 대부분의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를 제외한 통화들 중에서 원화는 강한 편이다”며 “일본, 중국과 비교하면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강세다. 이들 나라와 수출을 경합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강달러 임에도 수출이 녹녹치 않은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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