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서프라이즈에 100bp 가능성도...75bp 전망 우세
연준 울트라스텝 시 한은 빅스텝 필요성
성장률 하향, 실업률 상향 조정 시 경기위축 우려
연준, 2024년 이후 금리인하 전환할 듯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로이터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금리인상 폭보다는 향후 금리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와 수정경제전망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FOMC 결과는 한국시각으로 22일 오전 3시 발표된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3%로 예상치(8.0%)를 웃돌면서 9월 FOMC에서 울트라스텝(100bp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자이언트스텝 전망이 80% 정도로 우세하다. 이번에 75bp를 올리면 기준금리 상단은 2.50%에서 3.25%로 올라간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근원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0.6%)이 4~6월 중 기록했던 0.6~0.7%를 넘어서지 않았고 7월 이후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들이 하락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100bp 큰폭 인상은 자칫 금리고점에 대한 기대를 높여 의도치 않은 금융여건의 완화를 유발할 수 있기에 75bp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9월 FOMC에서 2025년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처음 제시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과 실업률의 경우 연준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분야인 만큼 경제성장률 하향, 실업률 상향 조정이 나온다면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허진욱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은 3개월 전보다 대폭 하향 조정(1.7%→0.2%)되고 2024년 이후 잠재성장률(1.8%)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은 소폭 상향돼 2024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2%)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연준의 2022~2025년 전망을 ▲성장률 0.2%, 1.2%, 1.8%, 1.9% ▲실업률 3.8%, 4.0%, 4.1%, 4.1%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4.5%, 2.7%, 2.2%, 2.0%로 각각 예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6월 회의에서 올해와 내년 실업률을 각각 3.7%, 3.9%로 낙관적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수요 둔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방어 의지가 그만큼 강하지 않았다는 의미”였다며 “이번 회의에서 실업률 수치의 상향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난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고 길어질 수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금리 4.5% 전망도...2024년 이후 인하 전환할 듯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도 중요하다. 시장은 올해말 4% 초반, 내년말 4% 중반을 전망하고 있다. 허진욱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시장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부분은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과 향후 금리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연준은 금리인하로 전환하는 시점이 2024년 초 이후라는 시그널을 통해 성급한 기조전환(피봇) 기대를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대를 꺾고 희망의 끈을 잘라내는 오버킬(과잉대응)을 결정할 것”이라며 “점도표가 올해 4.2%, 내년 4.5%를 상회하는지와 내년 하단이 올해 평균치를 웃도는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회의 직후 열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관심사다. 9월 이후 금리인상 속도 변화 여부, 인플레이션 고점 통과 판단 및 향후 경로 전망,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평가, 대외 리스크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시장은 파월의 다소 극단적인 매파적 스탠스를 이미 인지하고 선반영해온 만큼 조금이라도 달라진 비둘기파적인 발언, 문구, 단어에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이달 초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연설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아 증시 상승 반전에 성공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9월 FOMC 이후 11월, 12월 금리인상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75bp-75bp-50bp 인상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4.5%에 이른다. 허진욱 연구원은 “연준은 금융여건의 긴축 수준을 유지해 서비스 경기 및 물가의 둔화를 유발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기조전환(피봇)에 대한 시장 기대를 재차 자극하지 않고 금융여건의 긴축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봤다.
연준의 긴축 지속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도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적어도 연준과 보폭을 맞춰가야 원화 약세 폭을 줄일 수 있다”며 “9월 FOMC에서 100bp 인상, 원화약세 지속에 9월 CPI까지 반등할 경우 10월 금통위에서 빅스텝(50bp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결정 외에는 한중 고위급 회담, 한미 정상회담 등 정치행사가 빅이벤트”라며 “FOMC 이후 시장의 관심은 10월 초 발표되는 미국 고용 등 실물지표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물가와 금리상승으로 인한 경착륙 우려가 있는 만큼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