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권익위 부위원장 전격 사표… "명예·자존감 손상 더는 못 견뎌"

전현희 위원장 "참담한 심정, 참기어려운 분노 느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여권의 사퇴 압박 흐름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정희 부위원장은 지난 달 31일 권익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월 취임한 이 부위원장의 임기는 2024년 1월까지였다.

이 부위원장은 1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전현희 위원장이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는데 중간에 빠질 수가 없어서 버텨왔지만, 감사원의 계속되는 전방위적 감사로 직원들도 힘들어하고 나 스스로도 피로감이 쌓였다"며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경우도 있어 괴로웠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더 이상 사회적인 명예감이나 자존심에 손상을 입으면 못 견딜 것 같아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 전 위원장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부터 국민권익위의 공직기강 문제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면서 감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는 등 전현희 위원장을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사퇴를 압박하는 '표적 감사'라며 반발했다.

전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을 포함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3명 모두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다.

전현희 위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권익위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에 대한 전방위적 사퇴압력과 이를 지원하는 감사원의 표적감사에 시달려오던 이정희 고충부위원장께서 결국 사의를 표명하셨다"며 이 부위원장의 사표 제출 사실을 전했다.

전 위원장은 "이정희 부위원장께서 개인의 명예감과 직원들에게 미칠 불이익 우려와 관련기관들 등 주변에 불편을 끼치는 것에 대해 극도로 염려하는 점을 악용해 감사원 특조국은 그점을 공략하는 비겁한 표적감사로 강하게 심리적인 사퇴압박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압박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참기어려분 분노를 느낀다"며 "(윤석열) 정권의 권익위 정무직들에 대한 사퇴겁박에 행동대장처럼 동원된 감사원의 후안무치한 사퇴압박 표적감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 블랙리스트 대법원 유죄확정 판결에 따라 책임자와 관련자들은 반드시 직권남용 등 법적책임을 강력하게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