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원, '채널A' 사건으로 충돌... 최강욱 "법사위에 피고인이 저 하나냐"
한동훈 "가해자가 법사위원 자격으로 피해자에게 이해충돌적 질문해도 되느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2일 전체회의에서 '채널A 사건'의 당사자인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충돌했다. 최 의원이 한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여야 법사위원 간 설전도 벌어졌다.
법사위원을 맡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법무부 장관은 사실은 지금 재판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 사실은 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당사자다. 수사하는 검찰청을 지휘하는 지위에 있는 법무부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당사자를 두고 질의와 답변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한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여당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한 장관과 최 의원의 관계는 일반 형사사건 피의자였냐 피고인이냐의 문제를 떠나서, 한 장관의 발언 내용 여부에 관해 기소된 부분"이라며 "다른 사례보다는 더 직접적이기 때문에 아마 장 의원께서 저런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영상 캡처]
법사위원인 최 의원은 "우리 법사위에 지금 피고인이 저 한 명이냐. 피고인이었던 사람들이 있고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신 분들이 있다. 한 장관과 저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왜 법사위에서,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꾸 부각시키는지는 모르겠다"며 "한 장관과 제가 무슨 검사와 피의자로 만난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한 장관이 "제가 지휘한 사건으로 기소되셨다. 그리고 제가 피해자"라고 지적하자, 최 의원은 "(한 장관) 본인은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내가 더 피해자라고 보는 견해가 많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한 장관이 "기소되셨지 않느냐. 그러니까 이해충돌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하자, 최 의원은 "어디 끼어들어 가지고... 지금 신상 발언하는데"라며 "그런 태도를 바꾸란 말이다"라고 윽박질렀다. 한 장관은 "지금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를 제가 제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의원이 헌법기관으로서, 법사위원으로서 여기서 발언하는 내용이 본인의 재판이나 수사와 관련해서 이해충돌을 불러올 만한 신상에 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한다거나 재판과 수사에 관여되고 압력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발언을 한다면 그것을 지적하고 윤리위에 제소하시는 방법을 택하시길 권한다"면서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보인 모습을 생각해 보시라. '고발사주 사건'의 당사자 중 한 분이었던 분들이 그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해 여기서 공식적인 발언을 얼마나 했느냐"고 따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한 장관은 김도읍 법사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구한 뒤 "기소된 재판 당사자로서 법무부라든가 대법원의 수장에게 문제를 제기한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최 의원께서 기소된 사건은 큰 틀로 두 개"라며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한 사건 부분(아들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 발급 혐의)은 제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기소에 직접 관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채널A 관련한 부분은 이동재 전 기자가 하지 않은 말, 결국은 저를 타겟으로 한 얘기인데 '유시민한테 돈 안 줬어도 돈 줬다고 말해라' 이런 얘기를 허위 사실을 조작해서 퍼뜨린 부분에 대해서 기소 재판받으시는 것"이라며 "그 사건의 사실상의 피해자는 저이고, 가해자는 최 의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법사위원의 자격을 이용해서 피해자에게 어떤 (이해)충돌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과연 국회법상의 이해충돌 규정에 허용하는 것인지 저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전 법무부 장관으로 법사위원을 맡고 있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께서 위원장님의 특혜를 받으셔서 신상발언을 하는 것도 역시 참 특이한 사례"라며 "저 역시 재판받는 사람이고 우리 박주민 의원님도 그렇다. 그러나 기소의 정당성에 대해서 우리가 다투고 있는데 그렇게 함부로 이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2020년 4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해라',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유시민이) 이사장을 맡은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허위사실에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