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관리 비대위? 혁신은 선출권력에 맡기고 전대 '관리'"
"공천욕심으로 사달 나... 국민과 대통령 조율 잘할 당 대표 필요"
"윤핵관 권성동 논란, 원대 재선출보다는 '재신임 투표'가 적합"
"대통령 지지율 하락원인은 당내 권력투쟁과 이준석 내부총질"
"대통령실, 대통령만 무대에 서게 만들고 잔머리 보이지 않아"
국감 前 '조기 전대론' vs '정기국회 이후론'... "그 중간도 가능"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오른쪽부터), 주호영, 조경태, 이준석, 홍문표 후보가 지난 2021년 6월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그 자리가 (저를) 요구한다면, 그 자리에 제가 적합하다면" "지금부터는 고민하려고 한다"고 당권 도전 의사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당의 '혁신형 관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선출된 권력에 혁신을 맡기고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하고, '문자 파동'으로 당의 '비상상황'을 촉발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재신임 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 "'공천권을 가지는 강력한 당 대표'라는 식으로 당 대표의 자리를 인식하면 사달이 난다"며 "(저 같은 다선 정치인의) 정치 역사, 정치 이력은 국민들과 당원들이 더 잘 아신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몸이 풀려있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이어 "항상 공천권으로 갈등이 많지 않았는가. (여당의) 당 대표는 공천권을 가졌다기보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께서 주신 위임된 권력을 잘 수행해서 국민의 뜻을 받고 대통령과의 조율을 잘할 수 있는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여당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나 전 원내대표는 '임기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집권여당이 비대위 체제를 구성한 이유를 진단해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돌이켜 보면 득점할 수 있는 곳이 어느 곳도 없지 않았는가"라며 당내 권력투쟁과 이 대표의 '내부총질'을 여권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새로 출범하는 대통령과 정권을 강력하게 지지해줘야 할 당내에서 권력갈등만 있었다" "권력갈등 부분이 드러난 부분도 있지만, 사실은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굉장히 많았다"며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준석 대표께서 두 번씩 가출하시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위 조직위원장이라는 원외위원장을 새로 임명했다든지 ▲내부에 갈등이 없네 있네('윤핵관' 주장) 하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이 가장 크다"고 했다.
◆…지난 7월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최영범 홍보수석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간 문자 대화가 언론 보도를 통해 노출된 것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강인선 대변인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쓴소리도 했다. 그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하는데, 상당히 '망사(亡事)'였다. 대표적인 게 (사실상 경질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도 대통령만 무대 위에 서게 만들고 잔머리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들이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윤핵관인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에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당내에서 권 원내대표 재신임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새롭게 또 원내대표를 뽑는 것보다는) 그런 절차를 한번 거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권 원내대표) 본인이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정당성을 가질 수 있고 이 대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새누리당(現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왼쪽)이 지난 2016년 6월 1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미래인사포럼 간담회에서 주호영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혁신형 관리 비대위'를 천명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그동안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때 보면 포용적인 면이 있으신 분이라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직무를 잘 수행하실 것"이라며 "이번 비대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다음 전당대회 준비"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이 정기국회 앞두고 '혁신'이라는 것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고, 어떻게 보면 선출된 권력이 혁신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혁신형보다는 관리형 비대위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주 위원장의 '조기 전당대회 불가론'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9월 말이나 10월 중순까지 하게 될 텐데 국정감사 기간을 피해서 빨리하자는 게 몇 분의 생각이신 것 같고 주 위원장은 정기국회를 다 끝내고 하자고 얘기하신다"면서 "그 중간에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대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선언한 이 대표를 향해선 "정치 선배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 '뜻대로 안 될 때는 한걸음 물러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 대표로서는 성비위 사건을 무마하려고 비서실장을 통해 각서를 써 줬던 게 문제의 시발점"이라며 "당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당이 파국으로 가는 것은 막고 내려놓지 않을까 마지막 기대를 해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