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상습지각 등 복무기강 해이' 내부제보 반박
"세종에 아예 안 가는 장관들은 '상습 결근' 아니냐"
"권익위, 작년에 감사 마쳐... '재감사'이자 '표적감사'"
"하루 10번씩 사퇴 압박... 국민과 직원이 강력히 응원"
與 박원순·조국·野 부동산 문제·고발사주 의혹 등 지적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8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을지연습 준비보고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4일 '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며, 자신의 상습지각 등 복무기강 해이에 대한 권익위 내부제보를 토대로 시작된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사퇴압박용 표적감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이자 문재인 정권 때 임명된 전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다.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서울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세종으로 출근하는 일이 잦았다'는 권익위 내부제보와 관련해 "(서울에서) 오전 업무하고 오후에 세종에 책상 근무하러 출근하는 장관에 대해 상습 지각이라는 잣대를 씌우려면 세종에 아예 안 가는 장관들은 상습 결근이 아니냐"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복무규정이 따로 없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장관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런 규정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장관들은 서울과 지방, 세종, 전국이 사실상 근무지다. 저는 여러 가지 간담회나 이런 업무가 서울에 있을 때는 오전에 서울에서 근무하고 업무를 마치고 오후에 세종 사무실로 가는 경우가 가끔씩 있었다"며 "우리 업무 자체가 민원 업무라 전국의 현장을 다 다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이미 작년에 권익위는 감사를 마쳤다. 통상 이 경우에는 3~4년 후에 (감사가) 진행돼야 맞는데 전(全) 직원과 위원회의 전(全) 업무에 관해 사실상 정기감사와 똑같은 감사를 하고 있다. 이미 한 감사이기 때문에 '재감사'라고도 볼 수 있고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전 위원장은 내년 6월까지 1년 가까이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권익위원장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법률상 독립된 기관인 권익위를 지키는 매우 중요한 법과 원칙의 문제"라며 "하루에도 10번씩 사퇴를 압박하는데 너무 힘들다. 심리적으로 부담되고 건강도 굉장히 나빠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위원장 임기를 지키시라고 아주 강력히 응원해 주시고, 직원들도 그렇게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1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열린 '공사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전현희 민주당 의원(오른쪽부터),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세용 SH공사 사장 및 공사 임직원들이 청년·신혼부부 특화평면주택 '청신호' 선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설악 오색 케이블카 간담회' 참석 사례 등으로 불거진 '정치 중립성 위반' 논란과 관련해 "제가 현장 방문을 해서 이 문제를 청취하는 것, 간담회를 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다. 전국 모든 방방곡곡에서 이렇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것만 꼭 집어서 정치 편향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얼마나 저한테 트집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과 부당한 감사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여권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수사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고발사주 의혹 등에 대한 처리를 전 위원장의 '정치 편향성' 사례로 제시하며 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전 위원장은 부패 감시나 공정성 관련 전문성보다는 문재인 캠프 출신의 정치인 출신 위원장"이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는 것이 도리라며 피해자 권익보다 권력자 이익을 챙겼다" "박은정 전임 위원장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직무와 검찰의 배우자 수사에는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에도 이를 뒤집어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사회적 비난을 받자 이를 물타기 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의 부동산과 관련 없는 건축법 위반, 산지관리법 위반 등을 끼워넣기로 12명을 맞춰 불법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 위원장을 직권남용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에 대해 '공익신고자 보호조치' 신청 18일 만에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하고 경찰의 신변보호까지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단체는 "2개월에서 심지어 6개월까지 걸리는 일반적인 공익신고자 지위 인정 과정과 비교할 때 수많은 공익신고자 심의 과정에 적용된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배한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