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유언증여)’ 받은 상속인을 상대로 먼저 유류분반환청구소송 제기해야
‘유증’ 상속인으로부터 유류분 반환 부족분은 ‘증여’ 상속인에게 청구
‘유증’ 재산이 법정상속 금액 이내면 ‘증여’ 상속인에게 바로 청구해도 돼
25일 엄정숙 변호사는 ‘법도TV’에서 “아버지께서 한 명의 상속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줬거나 상속에 관해 언급이 없었을 경우 ‘증여’와 ‘유증’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상속인이 여러 명인 상황에서 ‘증여’와 ‘유증’으로 특정 형제에게만 재산이 돌아갔다면 유류분에 대한 반환 순서가 달라 유류분반환청구소송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여’란 아버지께서 생전(상속권이 발생하기 전)에 재산을 물려주는 것을 말한다. ‘유증’은 아버지께서 유언으로 상속인에게 재산을 넘기는 행위다.
유류분청구소송은 돌아가신 분 유언에 따라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들이 유류분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이다.
유류분제도란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을 말한다. 형제가 두 명만 있는 경우 원래 받을 상속금액의 절반이 유류분이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2억원일 때 상속금액은 각 1억원씩이고 유류분은 그 절반인 5000만원씩이다.
민법 제1116조(반환의 순서)에는 ‘증여에 대하여는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이것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유증’에 대해서 먼저 반환청구를 하고 이후 ‘증여’에 대해서 반환청구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엄 변호사는 “만약 첫째 형제가 증여받았고, 둘째 형제가 유증으로 재산을 받았다면 먼저 둘째 형제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이후 유류분에 대한 부족분에 대해서 재산을 증여받은 첫째 오빠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상속 받아야 할 돈에서 못 받은 돈 계산은 법정상속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자녀가 4명인 가정에서 아버지의 재산이 1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자녀에게 돌아갈 법정상속 금액은 각 25억원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큰 자녀에게만 ‘증여’로 70억원을 물려줬고 ‘유증’으로 둘째 자녀에게 30억원을 줬다면 셋째와 넷째가 유류분으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법정상속 금액의 절반인 각 12억5천만원이다.
이 경우 ‘유증’으로 재산을 상속받은 둘째 형제에게 먼저 유류분 반환청구를 해야 한다. 다만 둘째가 유증으로 받은 재산은 30억원으로 법정 상속금액에서 5억원만 더 받았기 때문에 5억원에 대해서만 반환청구 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셋째와 넷째의 유류분 총금액은 25억원이므로 둘째 형제에게 유류분 5억원을 받더라도 20억원이 부족하기에 유류분 반환 순서에 따라 재산을 ‘증여’ 받은 첫째 형제에게 부족분을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유증’을 건너뛰고 ‘증여’ 대상자에게 바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법정상속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엄 변호사는 “자녀가 네 명인 가정에서 아버지가 첫째에게 ‘증여’ 둘째에게 ‘유증’으로 재산을 물려줬을 경우 둘째의 유증 금액이 법정상속 금액에 부합된다면 유류분으로 반환할 금액이 없다”며 “셋째와 넷째는 아버지의 재산을 ‘증여’받은 첫째 형제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