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대우조선 사태, '극단적 상황' 발생시 尹 책임져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대우조선해양 하청 사업장 파업과 관련해 "공권력이 투입돼서 극단적인 상황이 생기게 되면 대통령께서 책임지셔야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우조선해양대응 TF 단장을 맡고 있는 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옥포조선소 안에 경찰력이 투입되기 시작했고, 서문과 남문의 봉쇄가 시작됐다고 한다"면서 "실제 대통령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한 이후 정부 전체가 굉장히 강경기조로 돌아섰고, 공권력 투입을 실제 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는 51일째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점거한 채 임금인상을 위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 의원은 "현장에 내려가서 보니 원청의 손해배상소송 문제는 노조 측에서 '지도부가 책임지겠다'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서 협상이 진전됐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쟁점이 다시 부각이 됐다"면서 "하청사들도 원래는 손해배상·가압류에 대해서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는데 갑자기 '우리들도 손해배상·가압류 하겠다'고 제기하고 나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청사들‧원청의 손해배상 문제를 노조지도부가 책임지겠다는 것에 대해서 그 범위를 어디까지 할 거냐는 문제, 고용 승계 문제, 이게 아직 걸려 있어서 문제가 잘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하청사들도 '우리도 피해가 크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게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데에는 대통령부터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하고, 정부 각료들이 '불법파업이다', '공권력 투입이다' 얘기하면서 정부가 굉장히 강경 드라이브를 거는 이런 것들이 다 반영되고 있는 거 아닌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현재 원하청 노사가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지배력은 산은이 가지고 있어 이런 저가 수주나 저임금 경쟁을 붙이는 것이 산은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55.7%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라며 "예산 총액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인건비, 하청 협력업체의 기성비를 얼마나 주느냐다. 산업은행이 예산 총액을 쥐고 있기 때문에 임금을 올려주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현장에서는 500만원 이상 지출은 산업은행 결제를 받아야 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가수주 방식으로 원하청 노사들 싸움으로 계속 둘 수 없지 않나.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이기도 하지만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앵무새처럼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주채권은행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제1의 산업과 관련한 국책금융기관으로, 산은이 해야 될 산업구조조정 전반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아예 기업파산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과 관련해 "우리 조선업이 다시 세계 제1의 조선업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는데 산업은행 제1국책은행으로서 조선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산업은행이 현장을 저임금 구조로 유지하겠다는 생각만 해선 인력이 돌아오지 않아 조선산업을 키울 수 없다. 협박하는 방식으로는 안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조선 산업을 키우기 위한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대우조선이 회생절차 신청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는 22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 정상적인 부채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조업차질에 따른 자금난에 대해 채권단은 추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파업 장기화로 대우조선해양이 자금난에 처할 경우 이전처럼 채권단 관리하에 추가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 하청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국민 세금을 1원도 추가 지원할 수 없다"면서 "모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