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尹, 당‧정‧대통령실 인적개편할 것...안 하면 현 국면 넘지 못해"

박지원, 사적 채용 논란에 "인적 개편의 최우선 대상 대통령실"

"지지율 여론조사 '인사실패' 압도적...대통령실 책임 큰 거 아닌가"

"과거 청와대 어공은 대개 당직자들이 많았고, 사적 채용 굉장히 제한"

"검찰공화국 만들지 말고 능력 있는 사람을 잘 써야"

"6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보다 '임시 전당대회' 일리 있어...이준석 결단 내려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당·정·대통령실 인적개편을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는 윤 대통령께서 이 국면을 잘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허태열 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도 인터뷰를 통해서 그러한 것을 지적했던데 허태열 전 실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5개월도 못 돼서 비서실장과 수석 네 사람이 책임지고 물러났을 것인데 그러한 것이 너무 지금 빨리 오고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적 개편의 최우선 대상이 대통령실이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는 그렇게 본다"면서 "지금 현재 대통령실에 비서실장이 어디 있으며 정무수석은 뭐 하고 있나. 소통수석은 이번에 처음으로 이상한 얘기를 하셨던데 어떻게 됐든 대통령께서 지금 현재 여론조사의 긍정평가가 32%, 부정평가가 63.7%라고 하고 특히 그렇게 부정평가가 많은 것 중에 인사실패가 60.3%다. 실패가 아니다가 27.8%라고 하면 대통령실 책임이 큰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잇따르는 '채용' 논란을 겨냥해 "그러한 사람을 천거한 것도 문제지만 검증을 잘못한 것도, 또 지금 현재 친인척 이런 사람들과 아는 사람끼리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을 대통령실에서 걸러줬어야지 대통령이 아시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우모 씨의 아버지가 선관위원이었다는 것과 우 행정관이 윤 대통령 선거캠프에 참여한 것과는 전혀 이해충돌이 없으며, 능력 검증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 "그런 말씀이 국민들을 굉장히 화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과거 청와대에서는 늘공과 어공들이 함께 근무하지만 어공은 대개 당직자들이 와 있는 분들이 많았고 사적 채용은 굉장히 제한됐다. 국민들이 지적하는데 '법적으로도 문제없다', '선거캠프에서 같이 일해 봤다', 그러면 선거캠프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은 청와대 못 들어가나. 그런 식으로 설명하면 국민들을 화나게 하기 때문에 겸손한 설명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강릉 출신 우모 행정요원 같은 분은 아버님이 강릉의 선관위원이고 강릉을 선거구로 두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추천이 있었다고 하면 사양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대선 과정에 선관위원들은 후원을 못 하는데 대통령 후보에게 1천만원 후원했다고 하면 법적으로 하자는 없지만 그러한 분들이 가야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채용을 안 하는 것이 상식에 맞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 수석은 이날 같은 MBC라디오에서 "대통령실 채용 제도는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 제도, 소위 말하는 엽관제"라며 "비공개 채용은 공적 채용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검증과 여러 가지 자질‧능력 등을 평가한 뒤에 채용됐는데도 '사적 채용'이라며 측근‧지인 등을 비밀리에 채용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워 야당이 공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에 나섰다.

엽관제는 '관직을 사냥하는 제도'라는 뜻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지지자나 당선자의 지인·친척 등에게 관직을 전리품처럼 나눠주는 행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강 수석은 공적 검증의 기준에 대해 "저도 시민사회수석으로 내정돼 인사혁신처, 국세청, 검찰이나 경찰에서 파견된 분으로부터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 재산, 세금납부 관계, 여러 가지 경력에 대해서 많은 평가 항목 중에서 (검증을) 받았고, 한 달여 정도 검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우 행정요원 등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비서관·행정관들은 거의 두 달 정도 검증 절차를 (거쳐) 최근에야 채용이 됐다. 아직 첫 월급도 안 탄 상태"라고 답했다.

◆ 인적 쇄신 방향 "변양균처럼 능력이 있는 사람 두루 써야"

박 전 원장은 대통령실 인적 쇄신 방향에 대해선 "이번에 변양균 경제고문처럼 자기 사람이 아니더라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두루두루 잘 쓰면 저는 잘되리라고 본다"면서 "검찰공화국 만들지 말고 인재풀을 내 사람이 아니더라도 능력 있는 사람을 잘 쓰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정치를 하신 게 일천하기 때문에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꼬집으며 "완숙한 경지에 있는 서청원, 이재오 이런 분들을 정치고문으로 한 번쯤 모셔다가 그런 분 얘기들도 잘 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윤핵관 갈등 "바람직하지 않아"..."이준석, 당 위해 결단 내려줘야"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간 균열 양상에 대해 "지금 대통령 취임하신 지 두 달도 못 돼서 이렇게 권력 투쟁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박 전 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나가서 지방 돌고 조용하진 않다. 저는 큰 문제가 오리라고 본다"며 "권성동 직무대행은 (임기를) 6개월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내에서도 집권 여당이 6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를 어떻게 가느냐, 임시 전당대회라도 빨리 열자 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께서도 당이 굉장히 실망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잘 아시고 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책임 있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면서 "이준석 대표도 (대표직을 내려놔야 조기 전대 조건이 성립되므로) 당을 위해서는 자기가 어떤 결단을 내려주는 게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