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로이터>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 전날인 7일 나라시(奈良市)에 있는 종교단체 시설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건물을 향해 총을 쏜 뒤 "맞았는지 건물 밖에서 살펴봤으나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은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 살해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총을 종교단체에 쐈으나 소리가 커서 당황해서 도망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종교단체 건물 주민들은 요미우리에 7일 오전 4시쯤 '팡'하는 큰 파열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소리와 관련해 당시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었다.
한 주민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 집 밖에 나왔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는 소리를 뉴스로 듣고 비슷한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일본 나라시에서 가두 연설을 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현장에서 체포되고 있다. 그의 손에는 당시 사용된 총기가 손에 들려있다. 해당 총기는 범인이 유튜브를 보고 직접 제작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진 로이터>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야마가미가 경찰 조사에서 종교단체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를 거론하면서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애초 이 종교단체의 지도자를 노렸으나 접근이 어려워지자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알게 된 뒤 서로 연관이 있다고 믿어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야마가미는 범행 하루 전인 7일에도 트위터에 공개된 아베 전 총리의 일정을 보고 그를 살해하려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자민당 후보 연설회장을 찾아간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야마가미는 사제 총을 들고 현장에 갔지만 10분간 연설하던 아베 전 총리 주위의 경찰과 경호원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고 진술했다.
도쿄신문은 야마가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의 부품과 화약류는 인터넷에서 샀으며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은 한 번 발사하면 1개 관에서 6개의 총알이 발사되는 구조로, 길이 40㎝, 높이 20㎝로 금속관을 2개 묶어 나무와 테이프로 고정한 형태였다.
실제 아베 전 총리 저격 현장에서 그가 사용한 총뿐만 아니라 그의 집에서도 사제 총 여러 정이 발견됐다. 야마가미의 승용차 안에서는 구멍이 뚫린 판자가 발견됐는데 야마가미는 "판에 (사제 총의) 시험 발사를 했다"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지난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야마가미는 10일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