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갑질 의혹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하라"

청소, 거울 위치까지 특정… "갑질 의혹 경악스러워"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 소속 조교와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커피 심부름, 청소 등 이른바 갑질을 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은 경악스럽다"며 "조교와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커피 심부름, 청소 등을 시키고 본인과 나눈 메시지 기록을 삭제하도록 입막음을 시킨 것은 교육부 장관은커녕 교육자의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고 직격했다.

신 대변인은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 의뢰에 이어 터진 이번 사건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지 못하고 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두 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내각은 의혹 없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인사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자리를 보완하는 인사가 이 정도이면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승희 후보자는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제 수사를 받아야 하는 '범죄 혐의자'이고, 박순애 후보자는 만취 음주운전, 논문 표절에 이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재직 당시 '갑질'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두 후보자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를 논의할 의미조차 없어졌다며 자진 사퇴하거나, 윤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한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센터장으로 있는 서울대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 소속 조교에게 개인 연구실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여름부터 반년 동안 센터에서 조교로 일한 A씨는 3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그만둘 때까지 매일 아침 박 후보자 개인 연구실 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박 후보자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고 바닥 청소뿐 아니라 물건 정리까지 해야 했다"며 "특히 청소 인수인계를 했던 전임자가 '책상 위 거울은 항상 특정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유의점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종이로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구두 메뉴얼'이 존재했다는 것이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 밖에 커피 심부름을 할 때는 한 잔을 시키더라도 캐리어에 담아야 하고, 설탕 2개를 꼭 챙겨서 넣어야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박 후보자가 센터 관련 단체대화방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며 "2019년 1월께 취업을 하고 센터를 그만둘 준비를 하던 시점에 (박순애) 교수님이 잠깐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본인이 보는 앞에서 센터 관련 단체대화방을 나가게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긴장해서 아무 말을 못했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한편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한겨레'에 "청소를 시킨 사실도, 메시지를 지우라고 한 것도 전부 사실이 아니라는 게 후보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덧붙였다.

박 후보자와 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검증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요청한 바 있다.

대변인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에 이들 후보자들의 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요청했다"며 "송부 기한은 오는 29일로, 오늘부터 7일간"이라고 밝혔다.

이들 후보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임명 여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 방문 일정을 마치고 난 다음달 초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국민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