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 대통령의 법치국가는 검사들만 사는 나라인가"
장유식 민변 사법센터 소장 "금감원·공정위 행정 영역… 한쪽 눈만으로 볼까 걱정"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이 검찰 출신 인사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자 "과거 민변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사진=연합뉴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8일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연방검사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며 적재적소에 쓸 능력 있는 사람들은 검사밖에 없다고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전문성은 인사원칙에 반영하지 않고, 오로지 검사 경험, 그리고 대통령과의 친분만이 인사의 기준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그는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들은 허깨비라는 말이냐"며 "더욱이 금융감독원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각종 금융기관의 업무를 관리·감독하는데, 검사가 금융산업을 관리할 역량이 된다니 가당치도 않다"고 직격했다.
그는 "금감원장을 검사로 앉힌 것은 검찰이 금융기관들의 통장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변인은 "검치국가를 만들기 위한 퍼즐은 어디가 끝이냐"고 따져 물으며, "법무부는 인사검증까지 장악하며 모든 정부부처의 옥상옥이 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고 탄식했다.
이어 "검찰청 밖으로 뛰쳐나온 검사들이 대통령실, 총리실, 국가정보원도 부족해 심지어 금융감독원까지 정부의 모든 요직들을 꿰차고 있다"며 "대통령과 각종 인연으로 얽힌 검사들로 국가기관을 장악하고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검치국가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내걸었던 '새로운 국민의 나라'는 새로운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장유식 소장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금감원의 중요한 기능은 시장을 활성화하고, 서민경제, 또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너무 사정만을 염두에 두고 한쪽 눈만 가지고 사안을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검사 출신 금감원장 내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장 소장은 특히 "금감원이나 공정위는 행정의 영역"이라며 "행정의 영역에서 감시도 하고, 독려도 하고, 그러다가 문제가 되면 사법의 영역으로 검찰이나 또 법원으로 재판 기능으로 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모든 기능이 전 단계에서 행정 기능을 수행해야 될 곳에서 사정 기능까지, 사법 기능까지 모두 다 수행한다라는 점에서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특히 "국무총리는 탕평인사라고 얘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거꾸로 뒤집어 얘기하면 윤 대통령이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도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자신의 측근인 검찰 출신 인사를 기용한 것은 국무총리에 대한 마크맨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이런 패턴은 국정원장과 기조실장에서도 나타난다며 국정원장을 최초로 외교관 출신으로 임명했는데, 국정원의 실세라고 하는 기조실장은 검사 출신이 가 있는 것도 마크맨의 성격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상상이상으로 일사불란하게 모든 과정들이 진행되고 있어서 조금 놀랍다며 "이 배경에는 검찰이 갖고 있는 뿌리깊은 엘리트주의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유능하고 오류가 없다. 그래서 검찰은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고, 예를 들어서 금융 관련된 수사를 해봤으면 금융 관련된 정책도 잘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검사가 유능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검사들을 배치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아직까지 이랬던 적은 없는데, 사실 저희가 검찰공화국 얘기하고 검찰 독재도 얘기하지만 어떤 권력의 핵심적인 자리에 검사들이 다 포진을 하고 있다면 그게 검찰공화국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장 소장은 과거 60년대, 80년대에 군사 정권이 들어섰을 때처럼 군인 출신들이 그랬듯이 지금 검사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면 그게 바로 검찰공화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이해충돌 방지 규정 등을 오히려 풀면서 검사들을 요직에 앉히고 있는 것에 대해 언론이나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이 검찰 출신 인사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자 "과거 민변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