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한줄 총평은 "완벽한 정서적 유대감(Rapport)"
"지도자간 '신뢰' 중시하는 바이든, 애정이 좀 많이 실린 것 같다"
"韓美 반도체동맹, 반도체 공급 안정화와 美11월 중간선거에 도움"
"中 왕이, 말은 세게 했지만... 韓中 교역, 반도체 빼면 韓 이득 별로"
"'헬로... 피리어드' 바이든, 국내 문제가 급해 '물망초' 北에 관심 없다"
"바이든, 45일 만에 2.29 합의 깬 北에 넌더리... 北 7차 핵실험 임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나기 전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23일 지난 2박 3일간의 한미정상회담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완벽한 정서적 유대감, '라포(Rapport)"로 총평했다.
남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의 '총평 요청'에 "바이든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상원 외교위원회에 36년 근무하는 동안 지도자 간 신뢰가 중요했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등을 치거나 팔을 잡고 친근감을 표시한다"며 "'우리 친구다. 서로 속 터놓고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미국 대통령도 많이 하지 않느냐'고 진행자가 반문하자 "이분은 애정이 좀 많이 실린 것 같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그걸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어깨에 손을 얹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 교수는 '한미 반도체 동맹'의 상징이 된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은 "텍사스 테일러 시에 (삼성전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만들어 미국의 반도체 공급을 안정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상무장관, 기업인들을 모셔놓고 회의할 때마다 반도체 웨이퍼를 흔든다. '이걸 왜 미국에서 못 만들고 대만 TSMC와 삼성에서 만드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의 핵심 키워드로 '돈 포겟 투 보트(Don't forget to vote)'를 꼽았다. 남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첫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설명을 듣고 피터라는 미국인에게 '투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Don't forget to vote)'고 했다"며 "지금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39%다.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이 민주당이니 11월 '중간선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왼쪽)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오른쪽)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방한 숙소인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정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영어 연설을 통해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천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인도·태평양 전략 공조'를 둘러싸고 중국이 왕이 외교부장을 내세워 반발 메시지를 내고 있는 데 대해선 "중국의 '자업자득'"이자 "성장통"이라며 "말은 왕이 외교부장이 세게 했지만 사드 봉쇄 때처럼 그렇게 과감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15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사드를 배치한 이후 (중국은) 거의 7년간 '한한령'을 안 풀었다. 90% 정도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내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 온다'더니 안 왔다"면서 "한국을 완전히 길들이겠다는 중국의 속내"라고 덧붙였다.
남 교수는 "한중 교역 규모에서 한국에 대중무역이 1등인 건 분명하지만, 한국이 중국에는 (미국, 일본 다음으로) 3등이다. 중국이 한국에 무역봉쇄를 한다든가 타격을 주면 서로 마이너스"라면서 "(한한령으로) 서로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를 빼면 한중 교역에서 한국에 이득이 별로 안 난다. 반도체가 무역 흑자액 2~3억 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방성 총고문인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영결식이 지난 22일 오후 신미리애국열사릉에서 엄숙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그러면서 '핵·확장 억제력'이 최초로 들어간 한미정상 공동성명은 "공포의 핵 균형"이라며 "(초읽기에 들어간) 북한의 '7차 핵실험' 때문에 한국의 요청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면 포, 탱크, 비행기 등 기존의 재래식 무기로는 못 막는다. 국제정치 이론상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한국 입장에서는 요청할 수밖에 없고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청중은 역시 평양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남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트위터를 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건 이제 상상할 수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북한이 '2.29 합의'를 45일 만에 취소하자 '북한이라면 정말 진절머리 나(sick and tired)'"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할 메시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헬로우, 마침표(Hello... period)'라고 했다.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의 국제정치 아젠다가 '대만 문제'로 바뀌었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중국 전문가로 바뀌었다"며 "'미국은 국내정치 문제 해결에 다급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든지 빨리 끝을 맺어야 하고 중국 경제 봉쇄에도 나서야 해 북한 문제를 첫 번째로 꺼내기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
◆…북한의 대외홍보용 월간 화보 '조선'이 2022년 별호를 통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을 기념하는 열병식 사진을 특집 화보기사로 실었다. [사진=북한 대외용 화보 '조선' 2022년 별호 캡처=연합뉴스]
남 교수는 북한이 답답한 마음에 '7차 핵실험'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70년 동안 미국을 상대하면서 역시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면 도발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잊지 말라'는 물망초 전략"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해도 이 문제가 안 풀린다. 딜레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