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운드클라우드 캡처
테라USD가 스테이블 코인임에도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 현상을 보이자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테라USD가 1달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테라USD의 가격 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노리고 밸런서 토큰인 루나와 교환하는 차익거래가 성행해야 된다.
트레이더는 테라USD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1달러 가치의 루나를 받아 최대 20%까지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테라USD 가격이 1달러보다 오르면 루나를 소각하고 테라USD를 발행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급량이 늘면 테라USD 가격이 1달러로 조정된다.
결국 테라USD의 가치는 내재적 가치가 없는 루나 코인의 가격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차익거래에만 몰두하는 트레이더들이 지탱하고 있다.
같은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달러나 국채 등 자산이 들어 있는 은행 계좌가 담보로 존재하는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인 USDT, USDC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지난달 코인마켓캡 기준 한때 119달러를 기록했던 루나 코인이 43센트로 떨어지면서 두 코인의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고 보는 견해가 늘고 있다.
테라USD가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실패하면 테라의 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루나의 가치가 상실된다. 루나의 가치가 0에 수렴한다면 테라USD의 1달러 가치 또한 보전할 수 없다. 결국 두 코인이 서로를 껴안고 죽음의 소용돌이에 함께 빠져드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테라 모델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나 국채 등 담보 없이 오로지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15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고 전했다.
문제는 테라폼랩스의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보유한 수십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 준비금이 이번 사태를 막기 위해 한꺼번에 풀리면 코인 가격이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에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3시 기준 전날보다 6% 급락한 3788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루나·테라 폭락 사태는 2008 금융위기를 연상케 한다"며 "극단적으로 높은 레버리지와 물고 물리는 순환적 메커니즘 등 그림자 금융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루나 코인은 12일 오후 3시 기준 현재 전날보다 97% 폭락한 31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테라USD는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17% 급락한 0.59달러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