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 보복에 나선 푸틴 "비우호국에 러 제품·원자재 수출 금지"

"제재 대상국의 기업·개인간 통상·금융 거래도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의 대가로 서방이 부과한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 조치에 대응해 특별 경제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령에는 제재 대상이 된 외국의 기업이나 개인 등과 통상과 금융 거래를 하거나, 제재 대상국으로 러시아산(産) 상품과 원자재를 수출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 정보 공시 사이트에 게재된 대통령령은 "러시아 연방국가기관과 지방정부 기관, 러시아의 법적 관할 하에 있는 기구와 개인은 특별경제 조치의 대상이 되는 외국 법인과 개인 또 그들의 통제하에 있는 기구들과 통상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 대상과 체결한 거래와 관련해 미이행 혹은 부분적 이행 단계에 있는 의무의 이행을 금지하며, 제재 대상이 이익수혜자가 되는 금융 거래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령은 별도 항목을 통해 "제재 대상을 위해 공급될 수 있는 러시아제 생산품과 채굴 원료의 국외 반출도 금지한다"고 했다.

이번 경제 제재의 영향을 받는 조직이나 개인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에 열흘 안에 제재 대상 명단을 확정하도록 했다.

러시아 측은 "러시아 연방, 러시아 시민권자 및 러시아 법인의 재산권을 불법 박탈하거나 재산을 제한하는 목표로 하는 미국과 외국으로부터 러시아 연방의 국익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말해 이번 대통령령이 대러 제재에 대한 보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3월 7일 정부령을 통해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27개 유럽연합, EU 회원국 등 48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