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많은 국민들이 피해 입은 사건, 총리 자격 없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3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한 후보자에게 김앤장이 대리한 전범 기업 대리사건, 가습기살균제 사건들에 대해 아는지를 묻자, 한 후보자가 모른다고 답변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3일 종료되면서 국회에서의 인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총리 후보자가 3일 청문회 과정에서 김앤장이 대리했던 대형 사건들에 대해 모른다고 답변한 부분에 대해 총리로서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눈 감고, 애써 외면하는 태도를 지적하며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3일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김앤장이 일본의 전범 기업을 대리하고,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외국 기업을 대리하고, 그리고 폭스바겐 불법 배기가스 불법 조작사건이나, BMW 화재사건을 대리했다는 것 모르셨습니까"라고 묻자, 한 총리 후보자는 "몰랐다"고 답했다.
이에 이해식 의원이 "총리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당한 사건에 대해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묻자 한 후보자는 "저는 그 기사를 본 적이 없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김앤장으로 검색만해도 관련기사가 수 없이 많이 나온다며 한 총리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20억원 가량의 고문료를 받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신장식 변호사는 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김앤장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가해자 측 대리를 했다든지, 일본 전범기업들을 대리했다는 사건들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아는데 그런 것을 몰랐다고 답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양지열 변호사 역시 "온 나라가 떠들썩했고, 지금도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피해자들은 조정이 안 돼서 많은 분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자리가 아니라 국무총리를 하셨던 분이고, 다시 하시겠다고 나온 분인데 국가의 중대사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몰랐다고 하는 얘기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신 변호사는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한 후보자는 사실상 공직을 은퇴한 것이고, 그런 다음에 개인적으로 몇 십년간 쌓아온 그 공직에서의 영향력이라든가, 지명도를 갖고 김앤장에 가서 돈 벌고 잘 사셨는데, 그렇게 사시면 되는데 다시 공직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제안이 오면 회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이 한 후보자와 같이 김앤장에 가 있는 선배들이 다시 상관으로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런 경우를 '후관예우'라고 한다"면서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경우도 김앤장에서 최소 9억에서 15억 정도의 고문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청문회에서 외교부장관 끝나고 다시 김앤장 고문으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답변이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다시 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직이 스펙이 되고, 최종 목적지가 김앤장이 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들 변호사들은 한 총리 후보자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한 총리 후보자가 김앤장의 그 좋은 것을 다 포기하고, 다 버리고 공직에 봉사하기 위해서 오려고 하는데 왜 이러느냐는 식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가 공직에서 김앤장으로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가 또 김앤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 성공 모델이 되고 이게 신호가 되면 공직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종료되고 인준 여부에 대해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한 총리 후보자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인준를 하지 않았을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발목을 잡는다는 반감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 역시 인수위가 끝나는 시점에 총리 인준이 안 될 경우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가 발생할 수 있어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원할하지 못한 모습으로 불안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놓고 여야 모두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한편 윤 당선인의 취임식이 10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장관 인선이 다시 이뤄져야 하고,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가 9일로 연기되면서 장관 인선은 취임식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