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제재 가능성엔 “조사해봐야 한다” 답변
안진회계법인에 감리 착수 돌입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14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내부통제 책임자에 대해 사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은보 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제도에 어떠한 허점이 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조사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현재 우리은행에 수시 검사를 나갔는데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사해서 내부 통제와 관련된 제도 개선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부 통제제도를 운용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로서 정당한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당연히 사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고경영자 제재 여부에 대해선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면서 “사건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우리은행 사업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냈던 회계법인에 대해 “회계법인은 감사할 때 시재(보유 자금)가 확실히 존재하는지, 재고 자산으로 존재하는지를 꼭 봐야 하는데 왜 이런 것을 놓쳤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의 거액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직원은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재직한 사람으로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횡령했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감리 착수를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사고가 벌어졌던 기간에 우리은행의 회계감사인은 안진회계법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