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준비한 근로계약서·업무내역 자료… "한 후보자 동의 안 해" 제출 못 해
론스타 사건, 김앤장이 대리하는지조차 몰랐다더니… 왜, 자료 제출은 거부하나?
종로구청 준비한 '납세자료, 부동산 자료'… 한 후보자 '제출 동의 안 해'
주택 3억8천만 원에 사서… 엑슨모빌, AT&T 등 미국 거대 기업들에 6억대 임대 수익
당시 상공부 산업정책과,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이해충돌' 문제 제기
한국무역협회장 재직시 받은 호텔 헬스클럽 회원권, 지금도 이용하면서 신고 누락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각종 납세 자료와 부동산 자료, 김앤장 재직시 근로계약서와 업무내역 등에 대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청문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장식 변호사는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관련돼 여러 의혹이 있는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한 총리 후보자가 이해상충과 관련된 많은 의혹이 있다"면서 "AT&T, 엑슨모빌한테 왜 자신의 주택을 임대해 줬는지, 각종 부동산 거래 자료 등 후보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자가 주미대사를 할 당시 부인의 전시회를 대사관에서 하고, 론스타 헐값 매각 문제에 김앤장 고문으로 관여한 의혹이 있다"면서, 특히 "론스타의 헐값 매각, 그다음에 먹튀 논란이 있었을 때 본인은 론스타 관련해서 '김앤장이 대리하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지만, 알고 봤더니 (김앤장과의) 근로계약서랑 업무 내역을 제출하라고 해도 제출하지 않고 있는데, 김앤장에 확인해보니 '(김앤장에서는) 제출하기 위해서 자료를 준비했는데 한덕수 후보자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아 만약 제출하면 개인정보법 위반이 되기 때문에 국회에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또 "종로구청에서 납세자료, 부동산 자료 등도 하나도 제출하지 못하게 한 후보자가 막고 있고, 이해충돌 의혹 관련 자료도 다 제출하지 않고 있고, 김앤장 근로계약서 및 업무 내역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오늘 4시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월요일(25일)날 청문회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은 이게 가장 큰 문제"라며 "윤석열 당선자도 지금은 '청문회에서 해 보자, 사실관계 확인, 압수수색 수사, 이런 것 말고 청문회에서 정호영부터 한덕수까지 전부 다 청문회에서 하자'고 하는데, 청문회를 사실상 보이콧하는 것은 한덕수 후보자"라고 꼬집었다.
진행자가 한 후보자가 론스타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김앤장이 론스타를 대리하는지조차 몰랐다고 얘기했는데, 사실은 급여를 받고 론스타 관련해서 김앤장의 고문으로 일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신 변호사는 그렇다면서 그럼에도 업무 내역은 제출은 안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총리 후보자는 또 본인이 장인으로부터 3억8천만 원을 주고 산 주택을 미국의 거대 기업들인 엑슨모빌이라든가 AT&T 등에 임대해서 6억 원대의 수익을 얻은 이해충돌 의혹을 받고 있다.
1989년 당시 30평 아파트의 시세를 따져보면 6억원 수익은 아파트 2채 값 정도에 해당한다고 신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럼 AT&T나 엑슨모빌 자회사 같은 경우 두 회사가 합쳐서 낸 임대료가 10년간 6억을 냈는데, 왜 3억8천이면 살 수 있는 집을 임대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 후보자가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공부 산업정책과,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외국계 기업들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고, 외국계 기업을 딱 잘라낼 수도 있는 이해충돌 직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또 한 총리 후보자가 싱가포르와 FTA 진행의 실무자일 때 당시 한 후보자 처가의 땅을 사준 시행사가 싱가포르의 유명한 국영 투자사(아센다스)로부터 5천억 원대의 투자를 받았다며 이해충돌 의혹을 추가로 제시했다.
처가의 땅을 샀던 시행사는 강호 AMC, 구 파크AMC라는 곳으로 매출 1억7천억원에 당기순손실이 254억원인 상당히 부실한 회사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자본 총계가 5억원대로 알려져 있다고 신 변호사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싱가포르 국영 투자사로부터 5천억 원대의 투자를 받았는데, 하필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처가 땅을 시세보다 2배 높게 사 주고, 당시 한 후보자가 싱가포르 FTA 실무자였다는 사실이 매우 공교롭다며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양지열 변호사는 한 후보자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었을 때 호텔 헬스클럽 회원권을 임원 예우 차원에서 받았는데 이 회원권은 약 1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고, 연회비를 따로 내는 것인데 이건 아예 재산 신고 목록에서 누락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후보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게 경제적으로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하기도 애매해서 내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그 반면에 회원권 대우를 받으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비슷한 회원권은 또 매각을 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해명이 석연치 않음을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한 후보자가 무역협회장을 그만둔 지가 언제냐"며 "지금도 그걸(헬스클럽 회원권)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김앤장 재직했을 때 급여에 대해서도 기재부의 다른 관료들에 비해서 2배 이상을 받았음에도 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해명은 기본급 기준으로 따져 봤을 때는 기재부의 일반 관료들, 장관들 받는 거랑 비슷하게 받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바람에 의혹이 더 커졌다. 특별하게 상여로 받았다는 이야기는 뭔가 다른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는데, 그 이력(근로계약서, 업무 내역)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의 김의겸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덕수 후보자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 비판하면서 "과거 다른 청문회에서는 후보자,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의 출입국 신고 물품 현황을 대부분 제출했으며, 한 후보자 본인도 2007년엔 제출했던 것을 이번 청문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혹 지점"이라며 "현재까지 밝혀진 검증 항목만 해도 '의혹 종합 선물세트'를 방불케 하는 만큼 한덕수 후보자의 재산증식에 대한 의혹은 더욱 투명하게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