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자유 침해해 국민 인권 후퇴"
"국제형사사법절차 혼란과 법체계 혼돈"
"민주당, 국회 희화화와 입법 폭주 중단" 호소
◆…이용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검수완박' 입법 추진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위헌'일 뿐 아니라 법체계상 '정합성'이 없다며 민주당을 향해 입법절차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통과될 이유는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강력히 시사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이용호 간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열고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대한 법제처의 의견에 기반해 3차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간사는 "법제처에 '검수완박법'에 대한 의견을 질의한 바, 법제처는 '▲위헌성 및 ▲법체계상 정합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후퇴시키고 ▲국제형사사법 절차의 혼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수완박법'은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법률 단계에서 형해화함으로써 위헌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사법경찰관이 검사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사후영장을 청구하도록 한 것은 위헌으로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 간사는 "'검수완박법'은 이미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만들어진 수많은 다른 법률과 충돌돼 형사사법체계에 대혼란이 불가피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5.18. 진상규명법', '포항지진피해구제법' ,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등 31개 법안이 정합성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형사사법 공조법', '범죄인 인도법' 등은 법무부장관과 검사를 국제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의 주재자로 규정하고 있고, 최소 50여개 국과 맺은 여러 '형사사법공조' 관련 조약과 '한미행정협정' 역시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체결돼 있다"며 "검수완박법이 통과되면 국제 형사사법공조의 혼돈과 차질로 그 피해가 국내를 넘어 외교관계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검수완박법 통과를 위해서 꼼수의 꼼수, 나아가서 묘수까지 동원하며 국회를 점차 희화화하고 있다"며 "이성을 회복하시고 입법 폭주를 멈춰 주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 간사는 "법제처는 법에 대해 유권해석을 한다.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법이 만들어지면 다시 정부로 이송돼 법제처가 다시 한번 정합성이나 위헌성을 다시 본다. 그것이 문제가 있으면 대통령이 때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권의 어떤 근거가 되기 때문에 법제처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간사는 '검수완박법안이 윤 당선인의 취임 이후로 넘어갈 경우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라 당선인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통과될 이유는 없다" "(대통령에 취임한 당선인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강행 추진으로 검수완박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수위 차원의 대응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인수위 차원에서 국회를 말릴 방법은 없다"며 "국민들에게 이런 상황을 알리고 국민들의 여론과 뜻을 민주당이 무겁게 받아들이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브리핑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학대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공직선거법 ▲공직자윤리법 ▲통신비밀보호법 ▲국제형사사법 공조법 ▲범죄인 인도법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주한미군형사법 ▲범죄피해자 보호법 ▲선원법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소년법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수산생물질병 관리법 ▲자동차관리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약식절차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인신매매등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장애인복지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 현행 법률 총 31건이'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과 충돌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