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공천배제 논란에 민주당 내홍 조짐... 비대위 곤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宋 배제는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을 외면한 결정"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 "朴, 계파공천 굴레 씌우는 건 수용할 수 없는 모욕"

李 "송영길 배제는 옳은 결정, 비대위 추인하라"... 비대위 결론 못 내려

宋 "사실상 이재명 정치 복귀 반대하는 선제타격... 모두 대선 패배 책임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등을 배제하겠다고 한 데 대해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6.1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놓고 당 내홍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당 공천위의 송-박 배제 결정에 반기를 들고 나오면서 비대위는 물론 공천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공천위의 송-박 두 사람을 서울시장 후보에서 배제하기로 한 데 대해 "당원과 서울시민, 그리고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충북은 선거에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 있는 분(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공천했다"면서 "그런데 서울은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고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이원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 위원장의 비판에 대해 입장을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송영길·박주민 두 후보의 배제 결정에 대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요청한다"며 "박 비대위원장은 대선책임·부동산 책임자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송영길·노영민 두 후보를 이미 공개 비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 공천)그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었지 전략공천위의 결정이 아니었다"면서 "그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주체는 박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비대위가 바로잡으면 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충북공천에 대해 시정하려는 노력은 없이 정작 본인이 지적한 방향대로, 전략공천위의 고심어린 결정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심지어 난데없이 '계파공천' 운운하는 것은 그 일관성, 진정성, 의도를 의아하게 한다"며 "더구나 저는 명낙대전으로 흔히 표현되는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제게 계파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송 전 대표 배제 결정에 대해선 "이번 전략공천위의 결정은 박 공동비대위원장이 지적하였던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전국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 주목되는 지지율 저하, 전략공천위가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한 것"이라면서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미 서울선거의 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지역 국회의원의 압도적 다수의 의견이 표명되었고, 조사결과로도 입증되었다"며 "이번 (송 전 대표) 후보 배제 결정은 옳다. 비대위는 논란과 혼선 없이 이번 결정을 추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송영길, 공천배제 결정에 "이재명 정치 복귀 반대 선제타격" 반발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에 출연해 자신의 서울시장 공천 배제에 대해 "당 대표가 대선 책임을 지고 출마를 해선 안 된다는 논리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사실상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대선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서도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 역시 선대위 조직분과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중요한 책임이 없느냐,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원내대표로서 선대위에서 지도부를 맡았는데 책임이 없느냐"며 그동안 쌓인 감정을 폭발시켰다.

그는 그러면서 "이 문제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이관됐는데, 비대위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며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이 아침에 경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박 위원장 입장에 공감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을 공천배제한 후 '박영선 재추대론'이 나오고 있는 점에 대해선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제가 압도적 1등인데, 저보다 떨어지는 후보를 전략 공천한다면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서울시장 공천배제 유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유출 그런 걸 따질 때냐"며 "정말 본말이 전도돼도 너무 전도된 이야기"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유출된 점과 관련해 "전략공관위의 결정이 유출된 경위를 윤리감찰단이 조사해 징계를 요청하도록 직권명령 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천배제 자체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공천배제 수용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으나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고 추가 논의키로 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불과 40여일 남겨놓고 민주당이 주요 지역 후보 공천을 놓고 내홍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송 전 대표가 자신의 공천배제를 '이재명 정치복귀'를 막으려는 '선제타격'으로 규정하고 나서면서, 서울시장 공천 갈등은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親)이재명계와 반(反)이재명계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