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檢, 자신들의 의도대로 입법부 위에 군림할 수 있겠다는 오만한 발상"
"검찰공화국 우려에 일부 중도 의원 생각 바꿔"
신평 "공공 위한다는 명분 내걸며 국가제도 변개(變改) 꾀해"
"한국의 수사절차는 거대한 카오스 상태에 빠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민주당이 정책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4월 내 처리하는 방침을 '만장일치'로 확정한 것과 관련해 "일사천리로 찬성 일변도로 갔던 건 아니었고 여러 가지 우려도 제기됐지만 예정된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권이 없어졌을 때 국민들한테 피해가 고스란히 간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박했다.
황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검수완박'이라는 용어는 많은 의원들이 '옳지 않다',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했다"며 "검찰의 수사권은 본래 검찰 것이 아니었다. 일시적으로 검찰에게 부여된 건 맞지만 정상화하는 과정이지, 원래 검찰의 것이어야 하는 것을 빼앗는 의미가 아닌 점 먼저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의원은 "원내대표단 당 지도부에서 사전에 민주당 국회의원 170명 전원을 상대로 의견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126명의 의견이 4월 임시국회 처리하는 것을 찬성했다"며 "명시적으로 반대한 분은 14분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좀 뜻밖으로 생각했던 것은 중도층, 무당층들은 찬성 여론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당 자체 여론조사를 해보니 그분들도 절반 가까이 4월 임시국회 처리에 찬성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도적인 입장을 표하던 일부 의원들이 반대 또는 신중론을 갖고 있었지만, 검찰의 집단 반발이 4월 임시국회 때 시급히 처리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국회 위에 군림하려는 것 아니냐,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할 수 있고, 심지어 입법부마저 자신들의 의도대로 입법부 위에 군림할 수 있겠다는 오만한 발상 아니냐, 이것을 내버려 둔다면 이것은 곧 검찰공화국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황 의원은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분리해내는 수사기소 분리 때문에 국민들에게 피해 간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1차 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 절차가 복잡해진 건 있다. 보안수사 요구를 하고 그 과정에서 핑퐁이 이루어지면서 사건의 신속 처리가 지연되고 국민들에게 피해 및 권리 구제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것은 수사기소 분리와는 관계없고 1차 수사권 조정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에 더해 경찰의 수사 역량 우려에 대해선 "경찰이 검찰이 담당하고 있던 대형 범죄에 대해서는 잘 안 해 봤다. 그런 우려는 일견 타당하지만 다만 검찰이 담당하고 있던 대형 부패범죄에 대해서는 당장 공백이 생긴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이라든지 다른 전문화된 수사기관을 만들자는 것이지 않나. 전문화된 수사기관을 설치해서 그때 기존의 검사와 검찰 수사관 인력을 옮겨오면 된다. 결국 전문성을 가진 인력과 노하우의 문제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 "공공 위한다는 명분 내걸며 국가제도 변개(變改)를 꾀해"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신평 변호사는 1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해 "극단적인 혼란을 초래할 입법을 이달 내로 마치겠다고 나서니 기가 막힌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한 이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민주당 쪽 사람들은 지금 큰 착각과 미망에 빠져 있다. 공공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며 마음 놓고 국가제도의 변개(變改)를 꾀한다. 이로 인해 국민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 정부의 소위 검찰개혁의 결과를 보라. 지금 국가의 수사절차가 혼란에 빠져 사건처리는 엄청나게 지연되고, 범죄의 피해자는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사를 종결시키는 불송치결정을 하면서 그 이유가 단지 형식적인 단어나열의 몇 줄에 그친다. 총체적으로 지금 한국의 수사절차는 거대한 카오스 상태에 빠져 들어갔다. 그런데 이를 무시한 채 더 이상의 극단적인 혼란을 초래할 입법을 이달 내로 마치겠다고 나서니 기가 막힌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을 떠나 내가 윤 당선인 쪽으로 간 것이다. 나는 그들의 정체를 이미 파악해버린 것"이라며 "이 지사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항상 안고 있으나, 나는 그 결정을 떳떳하게 생각하며 또 한시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9일 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운하의 커밍아웃'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며 "황 의원의 커밍아웃은 프로파간다 안에 꼭꼭 숨겨둔 야심을 엉겁결에 실토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황운하 의원이 동료의원들에 급히 보내는 편지에서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다고 해서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이 경찰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증발한다. 현재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공직자·부패·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 수사는 '불요불급한 수사'이다"라고 적었다. 검찰수사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드러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이 이 정부하에서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한 검찰수사를 막겠다는, 그래서 20년이건 30년이건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날것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것"이라며 "황 의원의 말은 바로 그 욕망에 감추어진 진실을 노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금까지 내건 검찰독재의 방지나 검찰권의 민주적 통제의 회복 같은 것은 러시아의 프로파간다와 같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효적으로 통치하겠다는 야심은 바로 민주당 인사들의 부패행위에 대한 검찰수사를 막아 장기집권을 이루겠다는 야심"이라고 직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