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진 "직무 범위와 권한 맘대로 결정하려는 행태가 무소불위 권력 가진 방증"
김용민 "검찰만 유일하게 집단행동...검찰이 특정 사건 봐주기 하니 문제"
허은아 "김오수 총장마저 반대 앞장서...명분도 실리도 없는 검수완박 반대"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대검에서 열린 전국지검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총력 저지할 뜻을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이제와서 자신들의 권한이 축소된다고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는 모습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오늘 전국지검장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신의 직을 걸고 검찰 수사권 폐지입법을 막아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국가공무원들이 이렇게 집단행동을 하는 것도 매우 부적절한데 조직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오히려 이들을 부채질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국회의 입법을 그 대상인 국가기관이 거부하겠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그런 식이면 국회의 입법이나 정부의 정책 변화는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국가공무원은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자신의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며 "자신의 직무 범위와 권한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려는 검찰의 행태야말로 스스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고 여기는 방증"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그동안 본인들의 직분에 충실했다면 국회가 검찰개혁에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수사권 남용과 선택적 법집행에 대한 지적에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가진 권한은 천부적으로 부여된 것이 아니다. 검찰의 권한은 법이 부여한 권한이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입법을 통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를 망각한 채 자신들의 권한을 지키고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한 결과로 수사권 분리 입법이 요구되는 것이다. 검찰이 지난 과오를 자각한다면 자숙하면서 국회의 논의를 반성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용민 "검찰만 유일하게 집단행동, 검찰이 특정 사건 봐주기하니 문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은 국가공무원이고 법무부 외청인데 자기들 이해관계 관련해서 입장을 밝혀서 집단행동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고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라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다른 공무원들은 이렇게 못한다. 예전에 해경이 해체됐을 때도 당시 해경들이 집단행동 했다는 얘기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 국정원도 지금 수사권이 폐지됐는데 국정원도 집단행동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검찰만 유일하게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고, 친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친검 학자들, 친검 변호사들, 친검 언론들이 계속 지원사격을 할 것"이라며 "검찰이 이럴 때 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부패수사를 시작해서 국민들로부터 박수받거나 시선을 부패수사 쪽으로 돌리는 방식들을 써서 개혁을 무력화시켜왔다. 우리가 이렇게 잘하는데 왜 개혁하려 하느냐고 하면서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6대 범죄수사 대응역량이 줄어든다는데, 지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검찰은 거의 수사하지 않고 있고, 한동훈 검사 휴대폰 압수해도 비밀번호를 풀지 않고 무혐의를 성급하게 해줬다"며 "이런 것들을 보면 부패대응역량이 줄어든다고 보긴 어렵고, 오히려 검찰이 자꾸 이런 특정 사건을 봐주기하면서 문제가 더 됐던 게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안은 기존 검찰개혁위를 만들어 거기서 만들어놓은 안은 중대범죄수사청 혹은 특수수사청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전문수사기관에 수사권을 이양하겠다는 안"이라며 "민주당 안은 중수청이라고 봐야 되는데 우리가 정권 교체기에 있기 때문에 민주당 안을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안을 제시하면서 새 정부 안도 받아서 협의할 것인가 정도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지검장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만약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는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저는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검수완박 법안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행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형사사법제도가 제대로 안착하기도 전에, 검찰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 총장은 "검찰이 수사를 못 하게 되면 범죄자는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의 고통은 늘어나며 부패, 기업, 경제, 선거범죄 등 중대범죄 대응은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 "김 총장마저 반대 앞장서...명분도 실리도 없는 검수완박 반대"
국민의힘은 "'민주당만 빼고' 모두가 반대하는 검수완박.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식물검찰'을 만들기 위해 임명했던 김오수 검찰총장마저 민주당의 '검수완박'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정권이 수족처럼 부리려던 김 총장마저 반대에 앞장서고 있으니, 이제 '민주당만 빼고' 모두가 명분도 실리도 없는 검수완박에 반대하고 나선 형국"이라며 "지난 5년간 검찰 권력을 손에 쥐고 칼날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혼란의 소용돌이에 몰아넣고서도 아직 부족했는지, 정권의 임기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서둘러 검수완박을 해치우겠다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또다시 국민을 향해,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분연함에 대해 선전포고를 할 텐가"라며 "부디 상식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정략이 아닌 민생을 돌아보길 바란다. '민주당만 빼고' 모두가 민주당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