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러시아군 철수 체르노빌 원전, 첫 직원 순환 배치"

IAEA, "원전 정상화 위해 우크라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우크라 당국 "체르노빌 방사능 수치 비정상적으로 높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가 철수한 체르노빌 원전이 아직 정상 상태가 아니라며 복구를 위해 우크라 당국과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IAEA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떠난 지 3주 만에 처음으로 체르노빌 원전직원들의 순환 근무가 실시됐다"면서 "원전의 정상화 지원을 위해 배치된 것"이라고 전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러시아군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 장악한 곳으로 당시 IAEA는 직원들의 안전에 우려를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체르노빌 원전의 방사선 수치를 모니터링 해 데이터를 자동 전송하는 시설이 파괴되고 통신 센터 및 기타 기기들도 손상됐다고 IAEA에 보고했다.

이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체르노빌 부지에 대한 통제를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작업이 남아 있다"며 "원전 정상화를 위해 우크라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CNN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 기업 에네르고아톰의 페트로 코틴 대표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의 '붉은 숲(Red Forest)'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의 방사선이 발견됐다면서 러시아군의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주장했다.

'붉은 숲'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로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인근 수십 ㎞ 지역의 소나무가 붉게 변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CNN에 따르면 코틴 대표는 앞서 전문가들과 함께 체르노빌의 붉은 숲 중 러시아군이 참호를 파고 요새를 구축하려 했던 지역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선을 관측했다.

코틴 대표는 "조사 결과 그곳의 방사능 수치는 정상보다 10~15배 높았으며 토양 표면 접촉을 통해 관측되는 방사선은 정상보다 160배 이상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30일 사이에 붉은 숲에 근거지를 두고 주둔했던 모든 점령군들은 방사능 관련 질병에 노출됐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