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묘역 참배한 '윤호중 비대위'... "호남 성원 부응 못해... 죄인된 심정"

"호남 성원에 제대로 보답 못했다.. 정말 송구"

"호남 선택이 아픔 되지 않도록 모든 걸 바꿀 것"

방명록엔 "광주정신으로 더 반성하고 혁신할 것"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 계승 강조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역 순회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했다. 다시 한번 강력한 지지를 보여준 '텃밭' 호남 민심에 사죄하고 쇄신의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다.

이번 대선에서 광주는 이재명 후보에 84.82%, 전남은 86.10%, 전북은 82.98%이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오전 비대위원들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주당이 호남의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정말 송구하며 죄인 된 심정으로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는 일이 없도록 민주당이 모든 것을 바꿔서라도 반드시 (쇄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이어 "호남의 간절함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 뿐이다. 호남의 성원을 만분의 일이라도 갚는 길은 오직 처절한 자기 성찰과 반성, 그리고 쇄신뿐"이라며 "어떤 어려움과 고통이 있어도 반드시 그 일을 찾아내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윤 위원장은 "모든 것을 바꿔서라도 이뤄낼 것", "말이 아니라 실천하겠다"고 하는 등 강력한 쇄신 의지를 표명했다. 또 "통렬한 마음으로 사죄한다"며 거듭 자세를 낮췄다.

윤 위원장은 방명록에서 '광주정신'을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방명록에 "광주정신으로 더 반성하고 혁신하겠다. 민주당이 길을 잃지 않도록 영령들께서 굽이 살펴주소서"라고 적었다.

이날 묘역에는 조응천, 채이배, 이소영, 김태진 비대위원과 김영진 사무총장, 박성준 의원, 호남 지역구 김승남, 조오섭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도 "호남은 민주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는데 저희의 부족함으로 그 성원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고 쇄신하겠다"면서 "민주당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 비대위원장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여야는 국민께 많은 약속을 했으며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코로나 피해보상 문제는 여야 간에 의견이 합치된 사안"이라면서 "조속한 피해 회복 지원을 위해 2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조속히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비대위원장은 "공약으로 약속드린 50조원 규모의 재정지원방안의 취지를 잘 살려 추경 편성 논의를 최대한 서두르겠다"며 야당에 즉각적인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특검과 민생개혁법안에 대해서도 여야 간 협상을 하루빨리 시작해서 3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할 수 있는 법안과 특검안을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 계승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역경을 이겨낸 인동초의 김대중 정신으로,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지역주의에 맞선 바보 노무현 정신으로 돌아가겠다"며 "민주당이 다시 김대중의 길, 노무현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고통이 따르더라도 썩은 뿌리를 도려내겠다. 말 뿐인 반성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입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윤호중 비대위'가 전날 강원도 산불 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만난 데 이어 이날 광주 반성 행보까지 연일 민생·반성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 내에선 '윤호중 비대위 체제' 비토 의견도 연일 나오고 있어 시작부터 분열의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선 경선후보였던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은 윤호중 비대위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피력한 상태이며, 이날 민주당 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