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IS 수괴 알쿠라이시 제거...자택에서 자폭해 사망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이슬람국가(ISIS)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 하시미 알 쿠라이시가 사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특수부대가 하지 압둘라로 알려진 ISIS의 수괴를 성공적으로 제거했다”며 “용감한 우리 군 덕분에 이 끔찍한 테러리스트 지도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 하기 위해 전날 특수부대에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번 작전의 성공은 전 세계 어디서든 테러리스트를 제거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우리는 항상 당신들을 뒤쫓고 당신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테러리스트에게 강력한 메시지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알 쿠라이시는 미군이 습격해오자 자택에서 자폭해 자신과 아내, 자녀와 함께 사망했다. 당시 3층 짜리 건물 안에는 다른 주민들도 거주하고 있어 여성 4명과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미군과 미국인들 중에는 사상자 없이 모두 무사 귀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수석 대변인인 존 커비는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발생한 무고한 희생자는 압둘라와 그의 부관들 때문이지 미군에 의해 사살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커비는 이번 작전을 계획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며, ISIS에 대한 정보 수집, 수괴 위치 파악, 날씨 등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건들이 딱딱 맞아 떨어져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NYT와 인터뷰한 한 마을 주민은 자정을 넘긴 시각 미 헬기가 가옥을 돌며 확성기로 항복하라는 경고를 계속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을에는 2시간 동안 총소리와 폭발 소리가 들렸고 미군과 대치 상태를 벌이다 새벽 3시가 돼서야 조용해졌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터키 국경 인근 이들립 아트메흐 마을에 소재한 한 가옥을 표적으로 헬기를 동원한 약 24명의 미국 특수부대가 임무를 수행했다. 이 지역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실향민들을 위한 수용소가 마련된 곳이다. 작전은 2019년 10월 트럼프가 이 마을 은신처에 숨어있는 이슬람국가의 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했을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ISIS는 지난 10년 동안 잔혹한 참수 동영상을 공개하며 국제적 위협 세력으로 떠올랐다. 2014년에는 가담자가 8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위협의 수위가 높은 세력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S 요원 3000명을 탈옥시키기 위해 선제 공격을 자행하며 미군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과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바이든은 해리스 부통령, 로이드 오스틴 3세 국방 장관, 마크 A. 밀리 합참의장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임무를 모니터링했다. 작전을 총괄했던 중부 사령부 사령관인 케네스 맥켄지 주니어 장군도 회의에 참석해 대테러 작전의 성공인 수행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