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같은 날 어떻게 4시간씩이나?... 국민, 평가의 시간 아닌 고통의 시간 될 것"
"31일 7시-9시 양자토론 한 이후, 4자토론 실무협의 거쳐서 설 연휴 이후에 해야"
양자토론 TV 중계 어려움엔 "왜 못한다는 거냐?...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안 하는 것"
尹후보 뺀 '3자 토론' 주장엔 "알아서 할 문제... 국민, 양자토론에 더 관심 많아"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성일종 단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TV토론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장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각각 신청한 양자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인용하자 KBS·MBC·SBS 등 공중파 방송사들은 오는 31일 혹은 내달 3일 '4당 TV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에 호응해 룰 미팅을 제안했고, 정의당과 국민의당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성 단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양자 토론에 먼저 당당하게 응하고, 4자토론은 언제든지 하면 된다"며 "31일 양자 토론을 전제로 설 연휴 이후인 2월 3일 4자토론은 가능하다"고 '역제안'했다.
성 단장은 이어 "양당이 합의해 '민주당·국민의힘' 주최로 할 경우 양자토론 개최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법원이 판단한 '방송사 초청'이 아닌 양자 토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주민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단장은 이날 국민의힘이 제안한 양자토론과 4자토론 모두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의당과 정의당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31일 4자토론에 대해 "이제 윤 후보가 31일 진행될 4자토론에 참석할지 여부만 밝히면 된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성 단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도 "(민주당이)양자토론도 하고 4자토론도 하자 그랬다"며 "그런데 방송사가 4자토론을 31일 날 7시부터 9시까지 하자고 했다. 그러면 같은 날 양자토론도 하고 4자토론도 하자는 것"이라고 현실상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건 국민들에게 비슷한 내용을 4시간씩 시청하라는 이야기인데, 평가의 시간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민주당이 제시한 이 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31일 날 7시에서 9시 사이 양자토론 이후에 4자토론은 또 실무협의를 거쳐서 바로 잡으면 된다"고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성 단장은 31일 양자토론을 하게 되면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상파 3사는 방송을 못하게 된다는 언급에는 "왜 못한다는 거냐"며 "양자토론을 하게 되면 초대 형식이 아니라 두 당이 합의해서 하기 때문에 어느 방송에서 하든 그건 저희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그래서 방송사들이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것"이라고 어거지 논리를 세웠다.
성 단장은 또 진행자가 '일각에서는 윤석열 후보 측이 어쨌든 토론을 미루는 것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의도적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하자 "그럼 거꾸로 얘기하면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를 띄우기 위해서 양자토론을 피하는 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지금 민주당이 양자토론 피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성 단장은 "양자토론을 먼저 받고 4자토론도 우리가 피하지 않는다"며 "일정한 시간을 두고 협의해서 하면 되는 건데, 그 질문을 역으로 얘기하면 민주당이 안철수 후보를 띄우기 위해서 양자토론을 피하는 논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성 단장은 '윤 후보를 빼고 3명이서 토론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며 "전파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께서 갖고 계신 공공의 자산이다. 지금 양당의 1등과 2등 하는 유력 후보에 대해서 더 관심이 많고, 양당이 합의했으니 국민이 보고 싶어 하는 것, 듣고 싶어하는 것만큼 우리가 토론을 하고 그 이후에 4자로 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라고 했다.
한편 성 단장은 윤 후보가 이날 발표한 청와대 조직을 해체한다는 정치분야 공약에 대해선 "지금까지 청와대가 옥상옥으로서의 모든 국정을 다 관여했지 않느냐"며 "그래서 내각이나 이런 데 권력을 골고루 분산하시겠다는 의미로 해석하시면 개인적으로는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비서관은 장관보다 직계가 아래다. 그런데 항상 청와대 비서관이나 수석비서관은 장관 위에 있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청와대(권력) 집중을 막겠다는 말 같다고 하자 "그러한 권력을 장관들에게 더 권한을 이양해서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기능을 회복시키겠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JTBC가 윤 후보를 만났다는 유명한 역술가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하는 등 계속되는 '무속 논란'에 대해선 "국민께서 판단하시지 않겠느냐"며 "저는 현명하신 국민들이기 때문에 그 전 김건희 씨 녹취록을 엄청 선전하고 큰 기대를 했지만 대단히 공정한 판단을 하고 계시고 옳은 판단을 내리고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