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김건희, 기자에게 105만원 강의료 지급...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있어"

"언론기관 종사자에게 금품 약속·제공하면 안 되도록 공직선거법 명시"

장윤미 "코바나콘텐츠가 선거 캠프 아니냐는 의혹에 공직선거법 위반 제기돼"

선관위 "김씨의 '1억원도 줄 수 있다' 발언... 법 위반 유무 따지기 어려워'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이 공개된 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씨가 통화한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선거 관련 강의를 부탁한 뒤 대가로 105만원을 준 대목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을 토대로 김씨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씨가 현직 기자를 상대로 1억원 제안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등 위반"이라면서 "또 해당 기자가 경선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제3장소에서 선거전략을 교육한 것은 불법 선거사무소 개설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이모 기자한테 1억 정도의 금액을 제시하면서 캠프 활동을 좀 도와달라는 얘기도 했다"며 "또 강의료를 한 105만 원 정도 지급을 했는데 이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금액을 제공하는 경우 자체가 언론기관 종사하는 사람한테 금품 같은 걸 약속하거나 제공하면 안 되도록 공직선거법에 돼 있다"면서 "또 기부행위를 못 하도록 돼 있다. 그 두 가지가 걸릴 염려가 있어서, 그 부분을 민주당에서 고발을 한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자가 '통화 내용에 나오는 코바나콘텐츠의 활동을 두고 일각에서는 유사기관 설치 금지 규정 위반했다(하는데) 이건 뭐냐'고 묻자 함께 출연한 장윤미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식선대위 이외에 이게 선거추진위원회든 후원회든 연구소든 명칭을 막론하고 다른 유사기관을 설치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선거운동이 너무 혼탁해지거나, 기존에 있는 어떤 기관을 조직화하거나, 그 기관에 속한 사람들의 정치적인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생긴 법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이를테면 지금 서초동 캠프라고 해서 코바나콘텐츠에서 실제로 캠프 구성원들이 이모 기자로부터 강의도 듣고 했으면, 사실상 이 코바나콘텐츠가 전시 기획 회사가 아니라 다른 선거 캠프의 기능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은 아마 윤석열 후보가 공식적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하기 이전이라면 또 문제될 소지가 적어 보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선관위 관계자는 "김씨의 '1억원도 줄 수 있다'는 발언은, MBC에서 방송된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짤막한 대화 녹음본만으로는 전체적인 대화 내용, 대화 맥락과 발언 의도 등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관위는 현 상황에서 이를 근거로 법 위반 유무를 따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선관위는 김씨가 이 기자에게 "누나가 줄 수도 있는 거니까, 누나가 동생 주는 거지"라고 말한 것도 방송된 부분만으로는 공직선거법 113조(기부행위 금지), 97조(보도하는 자에 대한 금품 및 향응 제공 금지) 위반인지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