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尹 장모 특혜 의혹' 양평군 압수수색… "수사·압수수색 시점 늦어"

"정치적 맥락 제거하고 사건은 사건으로 수사하고 결론내야"

특혜 의혹 곳곳에 산재

LH 개발 포기 → 윤 장모 가족회사 시행

개발부담금, '17억 원 → 0원 → 1억 8700만원' 

준공승인, 시행사 연장신청도 없는데 양평군에서 자발적으로 연장

31일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장윤미 변호사는 "이 사건은 국정감사 때부터 민주당 쪽에서 의혹을 제기했고, 시민사회단체의 고발이 이어지고 처음 양평경찰서에서 들여다보다가 경기남부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한 후 20여일 만에 첫 강제수사가 단행 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은 윤석열 후보의 장모가 사실상 가족회사를 운영하면서 양평 공흥지구에 개발을 하는데, 이 개발과 관련해 사실상 개발이익환수금 등을 전혀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 양평경찰서에서 들여다보다가 이 사건이 부패와 연관돼 있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지금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의 압수수색이 양평군청의 토지정보과, 도시계획과 등인데 다 인허가를 담당했던 부서들"이라며 "그렇다면 경찰이 인허가와 관련해 특혜가 있지 않은지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또 "당시 관여했던 공무원들의 주거지 8곳도 압수수색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압수수색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장 변호사는 "사실 문제제기가 과거부터 있었기 때문에 수사기관으로서는 충분히 인지 수사가 가능했을 법한 사건인데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고, 시민사회단체의 고발 이후 속도감 있는 수사가 이뤄진 것도 아니"라며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대선시계가 돌아가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사기관으로서 상당히 부담도 느껴질 수 있지만, 정치적 맥락을 제거하고 사건은 사건으로 수사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인지수사 시기도 놓쳤고, 고발 이후 강제수사로 들어간 시점도 20여일 지났다면 그 사이에 증거인멸이나 조작, 말맞춤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 변호사는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동의했다.

장 변호사는 다만 "이 사건이 마무리됐던 게 벌써 2016년경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시간이 많이 지체됐음에도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은 범죄의 소명성이 비교적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보통 이런 대단위 개발사업을 한 이후에는 상당한 이익금을 남기는데, 고발장 내용에 따르면 아마 800억 원 정도의 이익이 남았을 거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이런 개발차익에 대해 개발부담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양평군에서 개발부담금이 0원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처음에 17억원 정도의 개발부담금이 부과됐는데, 몇 차례 이의제기 이후에 결과적으로 개발부담금이 '0'원이 됐다"며 "이 부분이 상당히 이상한 점이 있고, 이게 논란이 되니까 굉장히 뒤늦게 올 11월에 1억 8700만 원을 부과한 것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되짚어보면 1억 8700만 원도 비교적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되지만, 왜 그 당시에는 부과하지 않았는지, 당시 양평군수가 지금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김선교 의원인데 뭔가 연결고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장 변호사는 "인허가 관련 부서를 들여다봤다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이 사업이 원래 공흥지구는 국민임대주택으로 LH에서 하려던 사업이었는데, 어떤 경위인지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윤석열 후보 장모의 가족회사에서 결과적으로 이 시행을 도맡아서 하게 됐다"면서 "그렇다면 이익 날 게 비교적 명확관화한 부동산 시행사업에 관여하는데 있어서 특혜가 있지 않았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사업 준공승인이 굉장히 지체가 됐는데, 준공승인이 나지 않으면 이 부분과 관련해 시행사가 보통 본인들이 연장신청을 하기 마련인데 양평군에서 자발적으로 연장을 해 준 부분도 특혜가 아닌지 하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윤 후보 장모 가족회사만 준공승인을 본인들이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연장이 됐는지, 개발이익금을 왜 단돈 1원도 내지 않았는지, 왜 LH는 개발을 포기하고 윤석열 후보 장모의 가족회사가 개발을 했는지, 당시 윤석열 후보가 양평군을 관할하는 여주지청장으로 있었는데 이것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등을 수사에서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의 처가가 공흥지구에 있는 땅을 2004년부터 차명으로 보유한 정황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오마이뉴스 곽우신 기자는 "지난 2006년, 윤 후보의 장모 최씨와 가족회사인 ESI&D에서 대량의 토지를 매각한 안모씨 토지가 윤 후보의 처가 차명토지로 보인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2004년에 안모씨가 이들의 토지를 매입한 직후 안씨 소유필지 전체에 대해서 김모씨와 이모씨란 2인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설정 됐다"면서 "가등기는 통상적으로 매매계약 체결 이후에 다른 사람한테 이중매매를 못하도록 묶어두기 위한 설정인데, 특히 ESI&D 명의로 매입한 8필지 경우 매매가 이뤄진 날은 2006년 12월 6일, 반면 가등기가 같은 해 12월 28일에야 해제가 됐다"며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점으로 봤을 때 가등기가 먼저 말소된 뒤에 다른 소유자가 사는 게 순서임에도 뒤바뀐 정황이 정상적인 거래정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게 의혹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6년 12월 28일 최은순 씨 명의로 매입이 이뤄진 5개 필지에 대해서 가등기가 당일에 해제됐는데, 임야에다가 비정상적으로 가격도 너무 높았다"면서 "이게 아무래도 차명보유 정황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양평군수로 재직했던 김선교 의원 측은 앞서 "사업 시한 연장은 실무자에게 위임했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해명에 이어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윤 후보의 장모 최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